매월 1일은 월례회의를 하는 날이다. 직원 전체가 모여 관장님 말씀 듣고 3과 과장님이 로테이션으로 강의를 한뒤, 마지막으로 각과 전달사항을 말한다. 할말은 태산같지만 다들 꿀먹은 벙어리가 된다. 나 건의사항 많은데......관장님은 올해가 정년인데 목소리 톤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으시다. 30분동안 듣고 있으려니 굉장히 졸립다. 하지만 지난번 친구랑 떠들다가 들킨후로 자중한다. "거기 뭐 그렇게 떠드나" 헐 어찌나 부끄럽던지. 그후로 월례회의땐 그 친구랑 떨어져 앉고 친구는 다른 도서관으로 갔다. 잠시 고개를 돌려 다른 직원들을 둘러보니 다들 졸려서 어쩔줄 모르는 표정들을 하고 있다. 관장님은 왜 모르실까? 이렇게 재미없어 하는것을.

다음 순서로 얼떨결에 "공무원 표준행동강령" 을 낭독했다. (내가 왜 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낭독비 받으면 한턱 쏘라는 말만 무성했고, 실제 낭독비는 없었다. 괜히 아이스크림만 쐈다)

하나. 공무원은 직무관련자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아서는 안된다. (내가 선창을 하면 직원들이 따라서 한다) ......이하 생략. 도서관에 근무하는 사서는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을 일이 전무하다. 오히려 가끔 내가 밥을 사준다. 하긴 비즈공예 소품이나 한지공예 소품을 받기는 한다. 재료비 따지면 거의 2만원 미만이니 이는 가능하단다.  

그 다음 **과장님. "시간이 상당히 지체되었고 해서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표정이 상당히(?) 경직되어있다. 입에 힘이 들어가시고..굳어있다. 음 떨리시나보다. 이젠 떨 연세도 지났구만. 독서교실 개강식때 초등학교 4학년 대상으로 하는 말씀에도 떨면서 하신다. 좀 웃으세용~

마지막 **과장님. 워낙 말씀 하는걸 좋아하시고, 박학다식 하셔서 끝날줄 모른다. ㅠㅠ 지나번 사무관이상 교육받은 혁신관련 강의 내용을 몽땅 전달해 주시려고 한다. 헐. 3시간짜리는 되는 것 같은데....물론 내용도 알차고, 좋지만 이제나 저때나 끝날 시간만 손꼽아 기다린다. 결국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모두 끝났다.

강의는 간단 명료하게(리바이벌을 하면 재미없다),  유머를 섞어 재미있게, 목소리의 톤이 다양하게, 제스처도 좀 쓰고, 눈요기(파워포인트를 재미있게) 좀 제공하고 해야하는데,  테크닉의 부재다. 에궁 아직까지 졸립다. 결국 회의가 끝난뒤 식당으로 가서 쫄면이랑 아이스크림 먹고 수다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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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05-06-02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졸립겠어요.ㅎㅎ 한달에 한번 하는 회의라도...
아마 자기본인들을 지루하다는걸 모르기때문에 오래 하시는것 같아요.ㅋㅋ

클리오 2005-06-02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단하게 말하겠다는 사람들이 제일 무서워요... ^^ 원래 회의란 지겨운 법 아닙니까...

세실 2005-06-03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님..그쵸? 앉아 있는 사람들의 눈만 봐도 알텐데...
다들 눈빛이 "아 지겹다" "고만 하지" 했거든요~ ㅋㅋ

세실 2005-06-03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그 고정관념을 깨야 하는데..말이죠..
회의도 "재밌다, 즐겁다"는 생각이 들도록 왜 못하는 걸까요? 왜?????

인터라겐 2005-06-0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쫄면..... 오늘 점심 낙찰~~~

세실 2005-06-03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양배추랑 상추등 갖은 야채 듬뿍 넣고, 참기름 한방울 똑 ~ 맛나네요~

클리오 2005-06-03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윗분들은 회의가 재미있으시겠죠.. 내가 주체가 되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으니까 재미없지 않을까요...

세실 2005-06-03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수업할때 보면 아이들이 반응이 없으면 나도 재미없던데.....
재미있는 강의를 해달라~ 고 건의라도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