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빨간날인 줄로만 알았다. 조금 전까지는...왜 노는가라는 의문도 갖지 않고 그저 빨간날이니 논다는 당위성만을 생각했다. 지금까지 보림이가 열살이 되도록 아이들을 위한 나무를 심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앞서가는 사람은 나무심기 행사에 참여한다는데..... 결국 아이들에게 식목일에 대한 아무런 말없이 하루를 보냈다.
강원도에 있는 낙산사에는 불이 나서 절 대부분이 소실되었단다. 참 유서깊은 곳인데 하필이면 식목일에 불이 날게 뭐람. 몰지각한 사람들의 담배불이 원인은 아닐까? 요즘 담배 피는 사람들은 야만인같다. 물론 우리 신랑도 포함해서..어제는 술이 취했는지...내가 우리 가족을 얼마나 사랑하고, 배려하는지 아냐고 한다. 왜? 하고 물으니 너무도 사랑을 해서 담배는 꼭 현관밖에서 피운다나????? 집에서는 절대로 피우지 않는다나? 가끔 내가 자다 선잠을 깼을때, 쾌쾌한 냄새는 뭐람?
아침 9시까지 보림이 연습실로 집합이라 8시 50분에 태워다주고 와서, 규환이랑 엄마는 지현이네 집들이를 향하여 출발. 보림에게는 그냥 흐지부지 말했다. 안가는 것처럼.... 규환이 처음에는 신나게 놀다가, 컴퓨터 자기만 못하게 한다고 화가 나서는 으앙 울음을 터트린다. 결국 목소리가 팍 쉬어버렸다. 기관지 약한건 엄마를 닮아가지고는......
오늘은 시어머니 생신인데 아주버님이 바빠서 못오신단다... 어머니는 소화가 안되신다고 모든것을 생략하자고 해서, 저녁때 케익이랑 선물 사들고 찾아뵙고, 저녁은 아버님이 삼계탕을 사주셨다. 헉. 제일 썰렁한 생신이었다. 어머니, 아버님은 허례허식을 참 싫어하신다. 형님네가 바빠서 간혹 생신때나 제사때, 한식때 못 와도 전혀 서운한 느낌을 갖지 않으신다. 그저 바빠서 그렇겠지....두분 생신이 한달 차이로 있어서 한번만 내려오게 하신다. 형님은 박사임에도 불구하고 전업주부고만.... 더군다나 청주에서 한시간 반밖에 걸리지 않는 서울에 사신다. 형님이 그러니...나도 덩달아 소홀해도 점점 죄송한 마음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