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가족의 일요일은 방콕이다. 보림이만 빼고.... 4월의 연주회 일정으로 오늘도 보림이는 합창단 연습하러 아침 11시 30분에 집을 나섰다가 이제야 들어왔다. 그러니 남아있는 가족들은 어디 가기도 애매하고.... 잠깐 무심천에 나갔다. 봄이 완연한 3월이라 그런지 인라인 스케이트장엔 사람들이 많았다. 규환이는 퀵보드, 인라인을 두고 고민 하다가 결국 퀵보드로 낙찰~ 신나게 논다.
남편과 오랜만에 무심천 둔치를 달렸다. 걷다, 뛰다를 반복..... 초반부부터 남편이 헥헥 거린다. 평소에 술 마시고 오면 차 놓고 일부러 걸어오는 사람이.... 술 마신 다음날은 걸어서 출근한다. 주말이면 등산가고... 그런데도 나보다 더 형편없다. 에구 부실하긴... 엄마는 오랜만의 달리기에도 왜 이리 불끈 힘이 나는지....
집에 와서 청소를 시작했다. 남편은 나도 모르는 사이 침대로 쏙. 재작년부터 작년초까지 집으로 아이들 돌봐주는 아주머니가 오시면서부터 남편은 하나씩 일을 안하기 시작했다. 가끔 도와주는 청소기 밀기, 화장실 청소, 설겆이 하기, 밥하기..... 아주머니가 집으로 오시지 않으면서도 신랑은 여전히 안한다. 하긴 저녁은 늘 술자리나 사무실에 있다가 늦게 오니..평일에는 이해한다. 그러나 주말에는 집에 있는 날이면 하루종일 잠만 잔다. 오죽하면 규환이가 '아빠는 잠만보'라고 별명을 붙여 주었다...... 나는 아침부터 아이들 밥먹이기, 설겆이, 밀린 빨래, 청소하기..... 오늘은 아이들 침대 시트까지 빨고..세탁기를 3번이나 돌린다.
가끔은 나도 아파서 1주일만 출근도 안하고 집에서 푹 쉬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때가 있다. 지금도 저녁할 준비는 하지 않고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니..... 주말에는 나도 편하게 쉬고 싶고만.... 이러다 40되고 50되면...내 인생은..... 내 인생 돌려도.... 할 수 없다. 보림, 규환이를 내 편으로 만들어 청소, 빨래 널기를 시키는 수 밖에.... 보림이는 청소기, 규환이는 닦기....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