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지영의 의자놀이 북콘서트에 당첨되어 오늘 친구랑 홍대를 찾았다.
mura에서 쫄깃쫄깃한 냉라멘이랑 싱싱한 알래스카 연어덮밥 맛나게 먹고,
경성팥집 옥루몽에서 부드럽고 달달한 가마솥 팥빙수도 먹었다.
그리고 간 브이홀, 공연시작 10분전이라는 안내멘트는 나오는데,
태풍이 빠른 속도로 북상하고 한강공원도 통제된다는 무서운 뉴스에
예매해놓은 밤 11시 버스를 타고 내려올 일이 까마득하여,
결국 제대로 보지도 못한채 허둥지둥 내려왔다.
집에 도착하니 안심이 되긴 했지만, 참으로 아쉬웠다.
아직도 청주는 조용하기만 하다.
태풍 무사히 지나가야 할텐데......

* 사진안은 나의 친구!
2.
의자놀이 / 공지영. 휴머니스트
어제, 오늘 의자놀이를 읽으며 눈물이 났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허물어진 그들의 아픔을 외면했음이 미안해서,
사회의 무관심속에 무너진 일터를 찾아보겠다고 외롭게 싸우고 있는 그들의 힘겨움을 참으로 몰랐다.
"의자놀이가 생각났다. 어렸을 때 하던 그 놀이. 의자를 사람 수보다 하나 덜 놓고 노래를 부르며 빙글빙글 돌다가 노래가 멈추는 순간 재빨리 의자에 앉는 놀이. ....... 마지막 순간이 되면 술래가 되지 않기 위해 친구를 밀어버리고 내가 앉아야 하는 그 의자놀이." p.92
"일터는 단지 먹이를 구하기 위해 가는 장소가 아니다 돈만 벌면 어디든지 다 좋다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터, 우리에게 생활을 보장해주고, 우리에게 밥과 의복을 주며, 사람들을 엮어내서 인간의 사회적 욕구를 펼치게 해주는, 우리의 품위와 자부심, 그리고 긍지를 주는 내 인생이 펼쳐지는 현장이다. 가정과 직장, 이 두 둘판이 우리의 인생인 것이다. 그리고 가정이 무너지면 가끔 직장생활도 무너지지만, 일터가 무너지면 가정은 거의 대부분 무너진다. 아무런 사회안전망, 즉 재취업과 실업보험, 혹은 무상교육, 무상의료, 주거 등에 대한 약속 없는 정리해고는 삶에서 해고된다는 말과 같다." p.93
"사람이 사람을 괴롭히는 방법은 사람의 수에다 다시 사람의 수를 곱한 것처럼 무한대일 것이다. 나는 엄마가 된 후 가끔 내가 고운 말만 쓰고 아이에게 매 한번 들지 않고도 어떻게 아이를 괴롭히고 학대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머리만 써서 아이를 망치는 방법은 천 가지도 넘을 것이다. 아이와 부모의 관계에서 당연히 부모가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부모의 양육태도가 아이들의 정신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그 중 아이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모호함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부모의 양육태도가 양가적일 때 그 아이는 정신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p.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