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인 삶 그리고 책읽기

밑줄 긋는 여자 - 떠남과 돌아옴, 출장길에서 마주친 책이야기
성수선 지음 / 엘도라도 / 2009년 7월

	그녀의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주는 가장 가깝고도 고마운 친구는 책을 읽고 쓰는 독서일기이다. 빡세고 드라이한 회사생활을 포기하지 않고 그래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도 책읽기와 글쓰기 덕분이란다

책 날개에 적혀 있는 약력의 일부분이다. 나의 건조한 직장생활을 견뎌낼 수 있는것, 야근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것은 침대에 누워 책 읽는 것과 글쓰는 것이니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된다.  

삼성 해외영업과장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는 출장길에 늘 함께 했던 책읽기. 그녀의 글에는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일상의 풍경들이 담겨 있고, 마음을 담아 사람을 대하는 따뜻함이 묻어나고, 성공한 여성의 당당함이 보여진다. 책읽기를 주제로 하였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의 인간적인 관계맺기를 이어나가는 진솔한 면은 대인관계의 노하우를 알려준다.   
 
함께 밑줄 그어가며 읽는 즐거움도 크다. 그녀가 반했다는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의 책을 읽어보려고 표시해 두었다. 상무님의 독서취향을 알아 감명깊게 읽은 <장미도둑>을 선물해 '너는 참 하는 짓도 예쁘다'는 센스있는 답변을 들은 그녀는 책선물하는 요령을 알려준다. 처세술을 알려주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경영학의 아버지인 피터 드러커의 <나의 이력>, 마사지팩을 붙이고 누워 읽다가 펑펑 울어버린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도  읽고 싶은 책이다.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 황하의 물이 하늘에서 내려와서 / 흘러서 바다로 가서는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을 / 그대는 보지 못하는 가 / 높다란 마루에서 거울을 보고 백발을 슬퍼하는 것을 / 아침에 푸른 실 같던 머리가 저녁에 눈처럼 된 것을

통통 튀는 외모와 사람을 좋아하고, 늘 웃음 짓는, 자기 관리에도 철저한 그녀는 참 멋지다. 책에세이지만 사람 내음이 물씬 풍긴다. 살아가는 이야기와 책의 적절한 조화가 물 흐르듯 쉽게 읽힌다. 그러면서도 깊이있는 책읽기에 마흔이 넘어가도 가벼운 책읽기에 주력하고 있는 내가 초라해지는 느낌도 든다. 책을 덮는 순간부터 그녀의 다음 책이 기다려지는 건 나만의 오버는 결코 아닐듯. 내 딸이 딱 수선님처럼만 커주었으면 하는 바램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