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탕달의 연애론 - 새롭게 쓰는
스탕달 지음, 권지현 옮김 / 삼성출판사 / 2007년 8월
절판


잘츠부르크의 소금 광산 깊은 곳에 잎이 떨어진 나뭇가지를 던져 넣어두고 서너 달쯤 뒤에 꺼내보면 나뭇가지가 온통 반짝이는 소금 결정들로 뒤덮여 아름답게 빛난다. 소금 결정이 원래의 평범한 나뭇가지를 가려 다이아몬드 가지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결정 작용이란 상대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건, 어떤 행동을 하건 상대를 아름답게 미화해서 보려는 정신적 작용을 가리킨다.-37쪽

모드 사랑은 감탄, 쾌락, 희망, 사랑의 탄생, 첫번째 결정 작용, 의심, 두번째 결정 작용 등의 일곱 단계를 거치며 태어나고 성장한다. -48쪽

좋은 소설은 삼 년에 한번씩 다시 읽어보아도 똑같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88쪽

만남이란 그저 영화나 소설처럼 등 뒤에서 햇살이 비치고 귓가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감동과 낭만이 뒤섞여야 사랑으로 피어나는 것이다.-109쪽

사랑하는 대상 앞에서 용기가 날 때는 이미 사랑이 식었을 때뿐이다.-126쪽

사랑에 있어서는 모든 것이 신호임을 상기해야 한다.-146쪽

사랑하는 여인의 손을 처음 잡던 날처럼 행복한 순간이 있었던가! 이 황홀한 경험에 비하면 육체 관계를 가질 때의 행복은 너무나 현실적인데다가 농담거리가 되기 쉽다.-184쪽

군대에서 회자되는 오래 된 격언이 있다. '두 자매가 있는 집에 머물 수 있는 숙박권을 탔는데 그 중 언니가 마음에 들면 동생에게 구애를 하라'는 것이다.-223쪽

사실 사랑에는 '고마운 줄도 모르는', '배은망덕' 같은 표현이 존재할 수 없다.-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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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불복종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너무나도 사랑해 마지않는 소로우. 나는 그의 '월든'을 세상 최고의 책으로 치지만, 유명세는 '시민의 불복종' 쪽이다.

앞의 50여 페이지는 시민의 불복종, 그리고 그 이후는 월든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연을 바라보는 소로우의 시선이 오롯이 담겨있다. '월든'에서 구두를 고치러 시내에 나갔다가 붙잡힌 대목이 나오는데 바로 그 사건이 '시민의 불복종'의 메인 스피릿. 인두세 납부를 거절하다니, 역시나 그는 그 당시 꽤나 말 안 듣는 지식인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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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불복종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1999년 8월
절판


나는 낙엽을 쓸어내 버려야 할 어떤 쓰레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을 내 배의 바닥에 깔기에 안성마춤인 돗자리라고 여긴다.-96쪽

길거리에 나무를 심을 때 모름지기 그 나무가 가을에 띨 아름다운 모습을 염두에 두고 심어야 할 것이다.-104쪽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색깔들의 이름을 어슴푸레한 외국의 지명으로부터 계속 가져다 쓸 것인가 '네이플스 옐로', '프러시안 블루', '로 시엔자', '번트 엄버', '김부지' 등등 하면서 말이다. 아니면 초콜릿이나 레몬, 커피나 계수나무 껍질, 또는 클라레 포도주 같은 비교적 대단치 않은 물건이나, 우리가 거의 실물을 본 적이 없는 광물이나 산화물에서 계속 가져다 쓸 것인가?
우리는 우리가 본 어떤 것의 색깔을 이웃사람에게 묘사할 때 마을 근처의 어떤 자연물을 빌려서 하지 않고 지구 저편의 땅속에서 캐낸 어떤 광물 조각의 이름을 빌려서 할 것인가? 나나 이웃 사람이나 그 광물을 본 적이 없고 기껏 약제사의 가게에 가야 보게 될지도 모르는데 말인가? 우리의 발밑에는 땅이 없고 우리의 머리 위에는 하늘이 없단 말인가? 아니면 하늘마저 온통 '울트라마린' 색깔이란 말인가? 사파이어, 자수정, 에메랄드, 루비, 호박 등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무엇인가?-105-106쪽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더욱더 순화되는 이 잎사귀들은 속세의 특성을 벗어던지고 해가 갈수록 빛과의 친분을 더욱 돈독히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지상의 물질을 가능한 한 최소한으로 보유하고 천상의 은덕을 최대한 받아들인다.-109쪽

사물이 우리의 시야로부터 가려져 있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시선이 통과하는 진로 밖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마음과 눈을 그 사물에다 전적으로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112쪽

내가 서 있는 낭떠러지의 바위쪽으로 이제 귀를 멍하게 할 정도의 큰 소리가 들려온다. 이것은 나무마저도 죽을 때는 신음소리를 낸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119쪽

각 계절이 지나가는 대로 그 계절 속에 살라.
그 계절의 공기를 들이켜고, 그 계절의 음료수를 마시며, 그 계절의 과일을 맛보라. 그리고 그 계절의 영향력 속에 자신을 완전히 맡기라. 그것들로 하여금 당신의 유일한 마실 것이 되고 보약이 되도록 하라. 8월에는 말린 고기가 아니라 온갖 딸기를 주식으로 삼으라. 당신은 황량한 바다 한가운데를 지나는 배를 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북녘의 사막 지대를 걷고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125쪽

자연을 거부하지 말라. 인간의 겨우 몇 가지 자연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뿐이다. -126쪽

"그 사과들은 활 시위를 당길 때와 같은 짜릿한 맛이 있다"-166쪽

이 사과들은 바람과 서리와 비를 맞고 자라면서 기후나 계절의 온갖 속성을 모두 흡수했기 때문에 '계절의 양념'이 잔뜩 들어 있어 자신들의 기백으로 먹는 사람을 '찌르고' '쏘로' '충만케' 한다. 따라서 이 사과들은 '제철에' 다시 말해서 야외에서 먹어야만 하는 것이다.-168-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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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와 날개
이윤기 지음 / 현대문학북스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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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만큼 박식한 사람, 우리나라 문학계에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간혹 든다. 이건 '글을 잘 쓰는 것' 이전의 문제다. 이윤기 작가는 "어디, 소설 한 번 써 볼까" 하고 글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아는 게 너무 많아 주체할 수 없어서 쓰는 케이스 같다. 아는 게 많아서 할 수 없이 소설로 쓰기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또 공부할 부분이 있어서 지식을 채워넣고 그러니 또 똑똑해지고, 이른바 "똑똑의 순환"인 거지.

그래서 그의 소설은 읽고 나면 가슴 뿐 아니라 머리에도 남는 게 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약간 재미는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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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와 날개
이윤기 지음 / 현대문학북스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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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주검으로부터 살을 발라내고 뼈만 남긴다.-9쪽

"내력을 모르는 것은 눈에도 안 보이는 법이죠. 이제 아셨으니 앞으로는 자주 보시게 될 겁니다."-152쪽

"갈등의 틈에서만 사유가 발생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203쪽

추수하러 가는 농부 심정-207쪽

"영어에 서툰 다섯 살 전후의 한국 아이들이 외국 아이들과 노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한국 아이들이 <가짜 영어>를 한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들리기는 영어 비슷하게 들리는데 사실 이것은 한국 말도 영어도 아니에요. 아무 의미도 없고요. 이게 바로 <가짜 영어>예요. 아이들은 이 <가짜 영어>를 통해 억양부터 익히면서 아주 빠른 속도로 진짜 영어를 배워가는 모양이에요."-2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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