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낙엽을 쓸어내 버려야 할 어떤 쓰레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을 내 배의 바닥에 깔기에 안성마춤인 돗자리라고 여긴다.-96쪽
길거리에 나무를 심을 때 모름지기 그 나무가 가을에 띨 아름다운 모습을 염두에 두고 심어야 할 것이다.-104쪽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색깔들의 이름을 어슴푸레한 외국의 지명으로부터 계속 가져다 쓸 것인가 '네이플스 옐로', '프러시안 블루', '로 시엔자', '번트 엄버', '김부지' 등등 하면서 말이다. 아니면 초콜릿이나 레몬, 커피나 계수나무 껍질, 또는 클라레 포도주 같은 비교적 대단치 않은 물건이나, 우리가 거의 실물을 본 적이 없는 광물이나 산화물에서 계속 가져다 쓸 것인가? 우리는 우리가 본 어떤 것의 색깔을 이웃사람에게 묘사할 때 마을 근처의 어떤 자연물을 빌려서 하지 않고 지구 저편의 땅속에서 캐낸 어떤 광물 조각의 이름을 빌려서 할 것인가? 나나 이웃 사람이나 그 광물을 본 적이 없고 기껏 약제사의 가게에 가야 보게 될지도 모르는데 말인가? 우리의 발밑에는 땅이 없고 우리의 머리 위에는 하늘이 없단 말인가? 아니면 하늘마저 온통 '울트라마린' 색깔이란 말인가? 사파이어, 자수정, 에메랄드, 루비, 호박 등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무엇인가?-105-106쪽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더욱더 순화되는 이 잎사귀들은 속세의 특성을 벗어던지고 해가 갈수록 빛과의 친분을 더욱 돈독히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지상의 물질을 가능한 한 최소한으로 보유하고 천상의 은덕을 최대한 받아들인다.-109쪽
사물이 우리의 시야로부터 가려져 있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시선이 통과하는 진로 밖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마음과 눈을 그 사물에다 전적으로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112쪽
내가 서 있는 낭떠러지의 바위쪽으로 이제 귀를 멍하게 할 정도의 큰 소리가 들려온다. 이것은 나무마저도 죽을 때는 신음소리를 낸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119쪽
각 계절이 지나가는 대로 그 계절 속에 살라. 그 계절의 공기를 들이켜고, 그 계절의 음료수를 마시며, 그 계절의 과일을 맛보라. 그리고 그 계절의 영향력 속에 자신을 완전히 맡기라. 그것들로 하여금 당신의 유일한 마실 것이 되고 보약이 되도록 하라. 8월에는 말린 고기가 아니라 온갖 딸기를 주식으로 삼으라. 당신은 황량한 바다 한가운데를 지나는 배를 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북녘의 사막 지대를 걷고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125쪽
자연을 거부하지 말라. 인간의 겨우 몇 가지 자연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뿐이다. -126쪽
"그 사과들은 활 시위를 당길 때와 같은 짜릿한 맛이 있다"-166쪽
이 사과들은 바람과 서리와 비를 맞고 자라면서 기후나 계절의 온갖 속성을 모두 흡수했기 때문에 '계절의 양념'이 잔뜩 들어 있어 자신들의 기백으로 먹는 사람을 '찌르고' '쏘로' '충만케' 한다. 따라서 이 사과들은 '제철에' 다시 말해서 야외에서 먹어야만 하는 것이다.-168-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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