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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 -상
페터 회 지음 / 까치 / 199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상권을 읽고 나서 하권을 찾아읽지 않기는 <김영삼 대통령 회고록> 이후 처음.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는 걸 꾸역꾸역 읽어내다가 다 읽고 나서는 그저 해치웠다는 느낌 뿐이다. 누군가의 글귀에서 문장이 꽤나 아름답다던가 스토리가 꽤나 그럴싸하다던가 하는 추천을 읽고 헌책방에서 기분좋게 찾아낸 책인데, 나하고는 영 맞지 않는 모양. 최근에 읽고 있는 보르헤스의 <픽션들>도 마찬가지인데, 누군가에겐 엄청나게 훌륭하다는 책이 나에게는 고행을 행하듯 읽어내야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래도 밑줄칠 문장이 곳곳에 있다는 건 행운. 나는 그저 스토리 따라가기가 재미없고 버거울 뿐이다.
나에겐 <월든>이 이 세상 최고의 책인데, 다른 이에게는 세상에 이렇게나 재미없는 책도 있구나 하는 감상을 자아내는 경우가 왕왕 있는 걸 보면, 책과 독자도 궁합이란 게 있나보다. 어쨌건 나와는 맞지 않는 궁합. 잘 가라 스밀라.
참. 마음산책 출판사에서 새 책으로 다시 냈는데 이번엔 제목이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이다.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과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어느 것이 문법적으로 더 완벽한 제목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