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 2001년 제25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신경숙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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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제대로 카메라에 담으려면 우선 그들처럼 되어야 했다. 그들이 먹는 것을 먹고 그들이 움직이는 대로 움직여야 한다. 그 자신이 찍으려고 하는 동물이나 새가 풍기는 냄새가 자신에게서도 나기 시작할 때, 그제서야 깊은 바위틈이나 숨겨진 나무에 둥지를 튼 희귀한 새들이 그 주변에서 깃질을 하거나 소리로나마 자태를 드러내곤 한다.

<부석사 - 신경숙>-49쪽

(눈은 어떤 소리를 내지?)
(차가운 소리.)-77쪽

(기차는 무슨 소리를 내지?)
(과거로부터 도망치는 소리.)

<새야 새야 - 신경숙>-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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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 3 - 비밀의 화원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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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지 않은 일을 본의 아니게 할 때는 말이 많아지고 안절부절못하고, 뱃속에 조그맣고 무거운 돌기가 생긴다. 그것이 점점 커져 현실로 불쑥 나타나면 '역시.' 하고 생각한다. -25쪽

"누군가의 부인이 종교에 빠졌고, 그 때문에 가게에 영향이 미치고, 지금 저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런 걸 보면 세상이란 두루두루 연결돼 있나 봐요."
나는 절절한 심정으로 말했다.
"그럼 그럼. 그러니까, 얼른 기운 차려야지. 시즈쿠이시가 기운을 차리면 영향을 받을 사람이 반드시 있을 거야. 사람이란 다 그런 거니까."-126쪽

한 사람이 평생을 바쳐 만들어 낸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136-137쪽

원초적인 더위에는 몸 전체가 기뻐한다. 더, 더 괴롭혀 달라는 식으로. 나는 그런 것을 좋아했다. 몸을 시우너한 물에 담가 뼈까지 식히는 것도 좋고, 뼈까지 식은 몸을 다시 태양 빛에 드러내는 것도 좋다. 세계와 섹스를 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리라고 생각한다.-168-169쪽

<앨저넌에게 꽃다발을> - 다니엘 키스-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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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 2 - 아픔, 잃어버린 것의 그림자 그리고 마법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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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지금밖에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연애'라는, 아주 당연한 것을 나는 그를 통해서 처음 알았다.-45쪽

타인이 만든 안주는 맛있다. 그저 물에 불린 미역에 가다랑어포를 뿌렸을 뿐인데도 맛있다. 나 같으면 미역도 이렇게 자르지 않을 것이고, 생강도 듬뿍 넣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자신의 맛밖에 나지 않는다. 아무리 입에 맞는 맛이라도 자신의 맛뿐인 세계는 역시 싫증이 난다. 타인이 만든 것에는 그 사람의 버릇이 들어 있고, 그 버릇은 또 다른 타인에게서 온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맛있는 듯 하다.-72쪽

"나, 할아버지에게 '도미의 도미' 얘기 들었어요."
이 가게를 막 드나들게 된 무렵, 가게를 지키고 있던 할아버지가 싱글벙글하면서 도미 머리 속에는 도미 모양을 한 뼈가 있다고 그림까지 그려 가며 가르쳐 주었다.-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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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 1 - 안드로메다 하이츠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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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은 보기 드물게 맑은 혼을 지닌 정령이라서, 마음을 열면 한없이 부드럽게 대해 준다는 것을 점차 알게 되었다. 가시는 주위에 상처를 주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었다. 부탁하면 둥그렇게 끝을 구부려 주었다.-72-73쪽

내 꿈은 언젠가 나나 그가 죽었을 때, 어느 한쪽이 여관에 오지 않아 비로소 죽음을 아는 것이다. 그때까지 조용하게 이 사랑을 계속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하다. 몸도 건강하고 스스로 이동할 수 있고 여관에도 다닐 수 있는 노인이 되고 싶다.
그리고 둘 중에 누구든 오지 않으면 그때는 이미 죽은 것이라 여기고, 둘이 늘 그랬던 것처럼 온천욕을 하고 밥을 먹고 함께 잠들듯 조용히 잠을 잔다. 그것이 서로를 향한 추모가 되는 그런 만남을 계속하고 싶다.-87-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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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양장) - 성년의 나날들 소설로 그린 자화상 2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구판절판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농담을 할 여지만 발견할 수 있으면 이미 그건 극한 상황이 아니다.-31쪽

벌거벗은 자가 부끄러워하지 않을 때는 구경꾼이라도 시선을 돌려야지 어쩌겠는가.-57쪽

처음 방문한 지섭이네는 훗날 <나목>을 쓸 때 고가의 모델로 삼고 싶을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다.-2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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