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이 만든 안주는 맛있다. 그저 물에 불린 미역에 가다랑어포를 뿌렸을 뿐인데도 맛있다. 나 같으면 미역도 이렇게 자르지 않을 것이고, 생강도 듬뿍 넣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자신의 맛밖에 나지 않는다. 아무리 입에 맞는 맛이라도 자신의 맛뿐인 세계는 역시 싫증이 난다. 타인이 만든 것에는 그 사람의 버릇이 들어 있고, 그 버릇은 또 다른 타인에게서 온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맛있는 듯 하다.-72쪽
"나, 할아버지에게 '도미의 도미' 얘기 들었어요."
이 가게를 막 드나들게 된 무렵, 가게를 지키고 있던 할아버지가 싱글벙글하면서 도미 머리 속에는 도미 모양을 한 뼈가 있다고 그림까지 그려 가며 가르쳐 주었다.-13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