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딴방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신경숙의 책은 대부분,
그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너무' 많이 들어 있어서 불편하다.
어떤 단편들은 '쉼표'가 너무 많아서 불편하다.
불편한 점이 두엇 되는데도 신경숙의 책을 읽는 이유는
고등학교 시절 '잠깐단짝'이었던 J 때문이다.
사실 그 아이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는데
어느 날 나의 수첩에 적힌 글귀의 출처를 물어보더니
그게 내가 쓴 거라는 걸 알고는 나에게 관심을 보였던 J.
아마 색상에 관련된 아주 짧은 글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 내 앞에 들이민다면, 얼굴이 붉어지고 손발이 오그라들 거다.
어쨌거나.
그 아이는 나에게 이제껏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는 문집을
나에게만 몰래 보여주기 시작했고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에 가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고
그 이유는 작가 신경숙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신경숙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아름다운 얼굴은 이 세상에 둘도 없을 거라 말했다.
아무도 모르고 나만 알게 됐던 그 아이의 글솜씨.
그 아이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나는 이렇게 네 덕분에 신경숙의 소설을 찬찬히 읽어보고 있는데.
헌책방에서 발견한 이 책은, 그 아이를 기억하게 하는 것 말고도 묘미가 또 있다.

어머나, 추억의 책갈피!
한때 저 책갈피를 모으는 게 유행이었다. 음, 나일롱 문학소녀의 수집욕이랄까?
저 책갈피에서 칼릴 지브란의 시도 자주 봤었는데...
그리운 나의 90년대.
그런데 책갈피의 뒷면을 보니...
어머나 이를 어째. 내 서점이래, 희영문고.
게다가 검색해 보니 이 서점 아직도 건재하다.
경기도 성남의 신구대학 앞(책갈피 뒤에는 신구전문대 앞이라고 돼 있다)에 있으니
여러분, 많이 애용해 주세요. 10% 적립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