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만한 사람들이 잘못 쓰고 있는 우리말 1234가지
권오운 지음 / 문학수첩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언젠가 헌책방에서 들고 온 책. 현재는 절판이다.

헌책에는 간혹 낯모를 이들간의 추억이 서려 있곤 하는데
그걸 발견하면 왠지 모르게 나는 흥분 모드.

이 책은 2002년 가을쯤, 아마도 모범생이었을 후배가
좋아하는 선배 언니에게 선물했었나 보다.
책을 펼치자마자 보이는 귀여운 글씨체.

유진언니 ♡!
2002.9.
미나.


하트가 엉덩이처럼 통통한 게 아마도 여고생을 생각나게 하는데.
그런데 유진언니는 미나의 선물로 받은 책을 헌책방으로 넘겼구나.
이런 책은 두고두고 가끔 펼쳐봐도 좋을 텐데..
어쨌건, 다시 미나의 눈에 띄지 않고 내가 가져왔으니
미나는 유진언니가 아직도 이 책 갖고 있는 줄만 알겠지요, 뭐.
그건 두 분의 사정이고, 나는 한동안 화장실에 비치해 두고
야금야금 아주 자알~ 읽었다.

잘못 알고 있던 말을 바로잡는 역할도 크지만
더 마음에 들었던 기능은,
잘 몰랐던 예쁜 우리말을 몇 개 뜰채로 건져올린 것.

그 중에서도
'오사바사하다'와 '빨랫말미'는, 언젠가 꼭 써보고 싶은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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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만한 사람들이 잘못 쓰고 있는 우리말 1234가지
권오운 지음 / 문학수첩 / 2000년 7월
절판


'오사바사하다'는 '성질이 사근사근하고 부드러우나 요리조리 변하기 쉽다'는 뜻의 형용사로 순수한 우리말이다. 실제로는 '요리조리 변하기 쉽다'는 의미는 빠지고 '성질이 사근사근하고 부드럽다'는 좋은 뜻으로만 쓰이는 듯하다.-25쪽

'장마철에 날이 잠깐 들어서 빨래를 해 널어 말릴 만한 겨를'을 빨랫말미'라 한다.-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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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 2001년 제25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신경숙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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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제대로 카메라에 담으려면 우선 그들처럼 되어야 했다. 그들이 먹는 것을 먹고 그들이 움직이는 대로 움직여야 한다. 그 자신이 찍으려고 하는 동물이나 새가 풍기는 냄새가 자신에게서도 나기 시작할 때, 그제서야 깊은 바위틈이나 숨겨진 나무에 둥지를 튼 희귀한 새들이 그 주변에서 깃질을 하거나 소리로나마 자태를 드러내곤 한다.

<부석사 - 신경숙>-49쪽

(눈은 어떤 소리를 내지?)
(차가운 소리.)-77쪽

(기차는 무슨 소리를 내지?)
(과거로부터 도망치는 소리.)

<새야 새야 - 신경숙>-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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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 3 - 비밀의 화원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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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지 않은 일을 본의 아니게 할 때는 말이 많아지고 안절부절못하고, 뱃속에 조그맣고 무거운 돌기가 생긴다. 그것이 점점 커져 현실로 불쑥 나타나면 '역시.' 하고 생각한다. -25쪽

"누군가의 부인이 종교에 빠졌고, 그 때문에 가게에 영향이 미치고, 지금 저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런 걸 보면 세상이란 두루두루 연결돼 있나 봐요."
나는 절절한 심정으로 말했다.
"그럼 그럼. 그러니까, 얼른 기운 차려야지. 시즈쿠이시가 기운을 차리면 영향을 받을 사람이 반드시 있을 거야. 사람이란 다 그런 거니까."-126쪽

한 사람이 평생을 바쳐 만들어 낸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136-137쪽

원초적인 더위에는 몸 전체가 기뻐한다. 더, 더 괴롭혀 달라는 식으로. 나는 그런 것을 좋아했다. 몸을 시우너한 물에 담가 뼈까지 식히는 것도 좋고, 뼈까지 식은 몸을 다시 태양 빛에 드러내는 것도 좋다. 세계와 섹스를 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리라고 생각한다.-168-169쪽

<앨저넌에게 꽃다발을> - 다니엘 키스-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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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 2 - 아픔, 잃어버린 것의 그림자 그리고 마법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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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지금밖에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연애'라는, 아주 당연한 것을 나는 그를 통해서 처음 알았다.-45쪽

타인이 만든 안주는 맛있다. 그저 물에 불린 미역에 가다랑어포를 뿌렸을 뿐인데도 맛있다. 나 같으면 미역도 이렇게 자르지 않을 것이고, 생강도 듬뿍 넣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자신의 맛밖에 나지 않는다. 아무리 입에 맞는 맛이라도 자신의 맛뿐인 세계는 역시 싫증이 난다. 타인이 만든 것에는 그 사람의 버릇이 들어 있고, 그 버릇은 또 다른 타인에게서 온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맛있는 듯 하다.-72쪽

"나, 할아버지에게 '도미의 도미' 얘기 들었어요."
이 가게를 막 드나들게 된 무렵, 가게를 지키고 있던 할아버지가 싱글벙글하면서 도미 머리 속에는 도미 모양을 한 뼈가 있다고 그림까지 그려 가며 가르쳐 주었다.-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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