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점 청목정선세계문학 39
미우라 아야꼬 지음, 이정예 옮김 / 청목(청목사) / 199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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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 이런 게 "100퍼센트의 소설"이지.
하루키가 말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처럼.

'드라마틱'이라는 단어를 설명할 때 이 소설을 예로 들면 그야말로 딱이겠다.
전개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 자꾸만 뒷페이지를 흘끔흘끔 넘겨다 본다.
소심한 성격 탓에 뒷페이지 내용 다 읽지도 못하고 다시 앞페이지로 돌아왔다가 다시 뒷페이지를 흘끔흘끔.
손을 묶어놓고 읽을 수도 없고.

정말 소설 같은 소설을 읽고 싶을 땐 <빙점>만한 해결책은 없다.
(100년의 고독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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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점 청목정선세계문학 39
미우라 아야꼬 지음, 이정예 옮김 / 청목(청목사) / 1990년 3월
절판


화장을 하니 한결 마음이 가라앉았다. 나쓰에는 화장이 여자에게 있어 긴요한 무장이라고 생각했다.-126쪽

"오빠."
요오꼬가 도오루를 돌아보았다.
"왜, 요오꼬?"
도오루는 요오꼬의 얼굴이 몹시 쓸쓸해 보여 몹시 놀랐다.
"눈은 참 깨끗하지, 오빠?"
"응......"
"그렇지만 향기가 없어."
"이렇게 많이 쌓여 있는 눈에서 향기가 난다면 큰일이야, 요오꼬."-311쪽

"엄마.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 읽어 보셨어요?"
"누구와 같이 지냈느냐고 묻고 있잖아? 지금."
"<사양>을 보면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른이 된 증거라고 했어요. 저도 이제 어른이 된 거예요, 엄마."-3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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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7시에 떠나네
신경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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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난 직후에는 뭔가 다른 느낌이 있었을 텐데
타고난 게으름 때문에 거의 4달이나 지난 후에 뭔가를 생각해 내려니 머릿속이 휑하다.
신경숙의 책을 너무 연달아 읽었나.
전작주의도 전작주의 나름이어야지.
시험공부도 그렇고 전작주의도 그렇고 벼락치기는 안 좋다.
하필이면 땡처리하는 인터넷헌책방에서 평소라면 읽지 않을 책들을 마구잡이로 사들인 게 화근이라면 화근.
신경숙스럽게 여주인공은 우울의 표본이다.

 
오늘 오랜만에 들어온 작업을 30분만에 거절했다.
30분 동안 고민에 고민에 고민에 고민만 쥐나도록 하다가 심신이 지쳐버렸다.
마음이 어지럽고 성이 난다.
마침 신경숙의 책 204쪽에 해결책이 나온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성이 날 때..... 그럴 때 따뜻한 음식이 좋은 약이래."

가만 보자. 지금 냉장고에 뭐가 있더라.
냉동된 오징어. 국거리용 소고기. 감자. 계란. 식빵...
이걸로 할 수 있는 따뜻한 음식이라... 

아이 해브 노 아이디어.

마음만 더 어지럽네.
차가운 메론이나 숟가락으로 푹푹 퍼먹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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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7시에 떠나네
신경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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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어떻게 살었니?"
대답을 듣지 ㅇ낳더라도 여인이 어떻게 살았는지는 여인의 얼굴이 다 말하고 있었다. 굵은 팔과 이마의 주름살과 미간에 서린 고단함. 노동하는 인간의 육체는 어디서든 알아볼 수 있다. 인간의 육체는 그 육체를 지닌 인간이 어떤 자세를 가장 많이 취하느냐로 변해가니가. 여인의 육체는 재래식 부엌 모양을 연상시켰다.-77쪽

"어디에선가 읽으니까 마음이 어지러울 때, 성이 날 때...... 그럴 때 따뜻한 음식이 좋은 약이래. 성도 가라앉히고 마음도 차분하게 하고 그런다는군."-2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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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금이 있던 자리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19
신경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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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에서 샀는데 이쪽의 표지가 훨씬 예쁘다.
신경숙스럽다고나 할까.
왠지 어른이지만 마음은 70년대에 머물러 있는 듯한 사람. 
 


그리고 이 예쁜 표지의 책을, 김유철 씨가 97년 봄에 읽었었나 보다.
나는 그때 한창 대학에 입학해서 멋모르고 술을 들이붓던 시절.
김유철 씨는 남자가 읽기엔 조금 멋쩍은 이 책을 어디에서 읽고 있었을까.
멋대가리 없는 나는, 아름다운 아날로그적 감수성에 반하기라도 하듯
뜬금없이 <스타트렉 더 비기닝>의 영화표를 책갈피 대용으로 끼워넣었다.
한 발 양보해서 어디 시골 한적한 영화관이라면 좋으련만, 이 역시 멋대가리 없이 신촌 메가박스다.

김유철 씨와 나 사이의 12년. 그 사이 이 책은 또 누구에게 읽혔을까.
궁금한데 그 외의 흔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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