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한 예의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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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갖고 있는 건 1994년의 초판 8쇄본.

 

공지영의 소설은 읽다 보면 언제나 "나 학생운동한 예쁜 여자야."라는 뉘앙스가 마구 느껴진다.

그런데 나는 그게 좀 불편.

80년대 학번이 아니어서 그런가.

하지만 작가 후기에 써 있듯,

태어난 이래 대통령의 이름이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대학생활을 한 그녀에게는

이것이 바로 전쟁터에서의 문학이었을 테니, 심정적으로 이해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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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1-06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못 봤는데 궁금하군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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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양이 하루키의 첫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다 해서 늦은 생일선물로 준 책.
이 책을 주고 나는 커피를 얻어마셨으니 결국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K는 돈 주고 선물을 산 셈이 됐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나도 아직 안 읽어봤기 때문에 몇 주 후 알라딘에서 재주문.
책을 펼쳐드니 '차례'가 나오기 전 하루키의 '기획의도' 비슷한 것이 나오는데 이게 참 얄밉다.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 계기는 실로 간단하다.
갑자기 무언가가 쓰고 싶어졌다. 그뿐이다.
정말 불현듯 쓰고 싶어졌다.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겸손을 몰라. 

 
***
작가 후기에 보면, 하루키가 소설을 쓰게 된 데는 데릭 하트필드라는 작가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고딩 하루키가 고베의 헌책방에서 외국 선원이 놓고 간 듯한 하트필드의 페이퍼백 몇 권을 한꺼번에 산 적이 있는데
만일 그곳이 책방이 아니었다면 도저히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 낡은 물건이었다던 책들.
종이가 거의 오렌지빛이었다고 하니 헌책 특유의 고소한 곰팡이 냄새도 먼지처럼 떠다녔겠지.
어쨌든 화물선이나 구축함에 있는 하급 선원의 침대 위에 놓인 채 태평양을 건너
까마득히 먼 시간의 저편에서 고딩 하루키의 책상 위로 오게 됐을 책의 저자인 데릭 하트필드를,
몇 년 후 성인이 된 하루키가 찾아나선다.
뉴욕에서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타고 하이힐의 뒤꿈치만큼이나 조그만 하트필드의 무덤을 찾은 하루키.
삶도 죽음도 편안하게 느껴지고 종달새가 지저귀는 몽환적인 그곳에 주저앉아 담배를 피우던 5월의 무덤가.
하루키의 말을 빌자면, 

"이 소설은 그런 곳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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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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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진정한 예술이나 문학을 원한다면 그리스 사람이 쓴 책을 읽으면 된다. 참다운 예술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노예 제도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노예가 밭을 갈고 식사를 준비하고 배를 젓는 동안, 시민은 지중해의 태양 아래서 시작(詩作)에 전념하고 수학과 씨름했다. 예술이란 그런 것이다. -15쪽

여름 내내 나하고 쥐는 마치 무엇인가에 홀린 것처럼 25미터 풀을 가득 채울 정도의 맥주를 퍼마셨고, 제이스 바의 바닥에 5센티미터는 쌓일 만큼의 땅콩 껍질을 버렸다. 그때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정도로 지루한 여름이었다.-17쪽

남의 집에서 잠이 깨면 언제나 다른 육체에 다른 영혼을 우격다짐으로 구겨 넣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33쪽

37도. 아무리 여름이라지만 너무 덥군요. 이건 완전히 오븐 속이에요.37도는 혼자 가만히 있는 것보다 여자와 끌어안고 있는 쪽이 시원할 정도의 온도죠.-54쪽

대공황을 이룬 옛날 영화에서 이런 우스갯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아래를 지나갈 때는 언제나 우산을 펴 들고 걷는다네. 왜냐하면 위에서 사람들이 줄줄이 떨어지거든."-71쪽

"그 버릇을 고치지 않으면 손해 볼걸."
"아마 그렇겠지. 하지만 고물 자동차와 같아서 어딘가를 수리하면 다른 곳이 한층 두드러지거든."-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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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들 - 양장본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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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동안 품고 있던 의문이 있었다.

그 의문이란...
신은 자신의 형상을 본따 인간의 모습을 만들었다는데 인간의 모습은 끊임없이 변해왔다.
우리나라 사람들만 봐도 옛날엔 거의 6등신에 가까웠는데 지금 중고생들은 거의 8등신 롱다리고.
그럼 신의 모습은 옛날의 그 6등신인가, 아니면 미래를 예견해서 8등신인가?
그것도 아니면 신의 모습 또한 인류가 진화할 때 함께 진화의 길을 밟았는가?

종교를 갖고 있는 Ryu에게 물어봐도 <신과 나눈 이야기>를 읽으면 해답이 나온다는 무책임만 답변 뿐.
아이고 치사해라.

하지만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을 보고 약간이나마 해갈이 되었다.
281쪽에 나온 말.
"너희는 우리가 스스로를 본따 너희를 지었다고 믿고 있으나 너희가 나옴으로써 우리가 모습을 얻었다."

은근히 눙치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설득력 있는데?

이문열의 작품은 내게는 편차가 크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황제를 위하여>는 정말 투썹즈업 할 만 하지만
이 <사람의 아들>과, 오늘 아침 다 읽은  <선택>은 정말 간신히 읽었달까.
이러면 정말 <삼국지>를 누구 버전으로 사야 할지 고민만 지속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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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들 - 양장본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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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이미 여러 번 그래 온 것처럼 서로 엉긴 채 침대 위로 쓰러지며 뒹굴었다. 그들은 격렬한 파도였으며 거기 따라 요동치는 배였다. 힘찬 폭포였으며 헤어나지 못할 늪이었고, 분방한 수말이었으며 집요한 배암이었다. 그들은 서로 아낌없이 주고 동시에 탐욕스레 빼앗았으며, 학대하고 학대당하였다. 집중이면서 방일이었으며, 숨막힐 듯한 다가감이면서도 소스라쳐 밀어냄이었다. -66쪽

너희는 우리가 스스로를 본따 너희를 지었다고 믿고 있으나 너희가 나옴으로써 우리가 모습을 얻었다.-2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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