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K양이 하루키의 첫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다 해서 늦은 생일선물로 준 책.
이 책을 주고 나는 커피를 얻어마셨으니 결국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K는 돈 주고 선물을 산 셈이 됐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나도 아직 안 읽어봤기 때문에 몇 주 후 알라딘에서 재주문.
책을 펼쳐드니 '차례'가 나오기 전 하루키의 '기획의도' 비슷한 것이 나오는데 이게 참 얄밉다.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 계기는 실로 간단하다.
갑자기 무언가가 쓰고 싶어졌다. 그뿐이다.
정말 불현듯 쓰고 싶어졌다.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겸손을 몰라. 

 
***
작가 후기에 보면, 하루키가 소설을 쓰게 된 데는 데릭 하트필드라는 작가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고딩 하루키가 고베의 헌책방에서 외국 선원이 놓고 간 듯한 하트필드의 페이퍼백 몇 권을 한꺼번에 산 적이 있는데
만일 그곳이 책방이 아니었다면 도저히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 낡은 물건이었다던 책들.
종이가 거의 오렌지빛이었다고 하니 헌책 특유의 고소한 곰팡이 냄새도 먼지처럼 떠다녔겠지.
어쨌든 화물선이나 구축함에 있는 하급 선원의 침대 위에 놓인 채 태평양을 건너
까마득히 먼 시간의 저편에서 고딩 하루키의 책상 위로 오게 됐을 책의 저자인 데릭 하트필드를,
몇 년 후 성인이 된 하루키가 찾아나선다.
뉴욕에서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타고 하이힐의 뒤꿈치만큼이나 조그만 하트필드의 무덤을 찾은 하루키.
삶도 죽음도 편안하게 느껴지고 종달새가 지저귀는 몽환적인 그곳에 주저앉아 담배를 피우던 5월의 무덤가.
하루키의 말을 빌자면, 

"이 소설은 그런 곳에서 시작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