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놀고 ] 일본 아니메 베스트 100 (日本のアニメ·ベスト100)」11-30위

안녕하세요, 날이 더웠다가, 밤에는 비도 왔다가, 다시 개었다가, 날씨가 변덕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습도도 높아져서 조금 불쾌할 수도 있는 오늘, 마음만은 상쾌하게 마무리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번에 이은 11위부터의 순위를 이어갈까 합니다.

11위는 이미 10위권 안에도 든 바 있는 '드래곤볼' 시리즈 중 '드래곤볼Z'입니다.

처음에 보셨던 드래곤볼이랑 뭐가 틀리냐구요? 이 이야기는 성인이 된 오공이 주축이 됩니다. 인조인간, 사이어인들이 등장하지요. 표지에 귀여운 오공이 아기가 보이시죠?^^

 

 

12위는 모든 일본인들이 아마 한번씩은 꼭 보았을 만화, '사자에상'입니다.

1969년 후지 TV에 연재를 시작하면서부터 국민들의 호응을 얻었지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만화에 익숙해진 요즘의 일본 신세대가 본다면 별반 반응이 없을지 모르지만, 당시 평범한 가정을 배경으로 한 '사자에상'은 서민들의 생활상을 풋풋하게 반영해주는 인기만화였습니다.

아직까지 깨지지 않는 수치인, 39.4%의 시청률(1979년 최고치)을 기록한 전설의 만화입니다.

'모모는 엉뚱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방영됐던 만화, 치비마루코짱(ちびまる子ちゃん)입니다. 직역하면 '꼬마마루코'정도 되겠네요.

이 만화는 만화가의 어린 시절을 그대로 옮긴 내용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인 마루코짱도 만화에 목숨거는 아이지요. 어머니, 아버지, 할아버지, 친구 등의 주변인물이 굉장히 유쾌한, 밝은 만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끔 시를 읊는 할아버지가 인상깊었습니다)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우~를 건너가면" 구수한 김국환씨의 노래가 인상적이었던 '은하철도 999'가 14위.

마츠모토 노자와의 작품의 비밀을 알았다면, 당시 만화를 더 재미있게 볼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모든 작품에는 캐릭터가 연계되어 나타나지요. 메텔의 모습을 보고 "어라, 어디선가 본 듯한.."이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던 것도 그 때문이었구요.

뭇 사내아이들의 마음을 울렸던 금발여인 메텔의 카리스마가 눈부셨던 만화입니다.

 

얼마전, 서재 talk talk! 에 올라왔던 "읽으면서 펑펑 울어본 책은?"이라는 질문에 답변으로도 올라왔던 책입니다.

생각해보면, 이 만화만큼 선과 악의 구분이 확연했던 만화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캔디를 괴롭히던 닐과 이라이저를 저주하기 위해, 연필로 책에 구멍을 뚫었다가 혼난적도 있습니다.-_-;

그때와 달리 조금 어른이 된 저는 지금 다시 이 책을 읽는다면 슬프다기보다 화가 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괴로워도 슬퍼도 안 우는 건 좋지만, 너무나 답답한 그 현실에 분노할 것만 같아서 다시 읽기가 두려워지는 만화입니다.

16위.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이 들어가줬네요. 90년대 일본문화가 적극적으로 수입되지 않았을 무렵, 불법 CD가 판을 쳤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은 항상 인기있는 리스트에 들어갔지요. '나우시카', '토토로', '라퓨타'..


초반작이라 그의 매끄러운 작화에 눈이 익은 분들은 다소 거슬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독창적인 상상력과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창작력은 역시 발군입니다.

자연은 이를 파괴하려는 인간 앞에 반드시 대가를 준다, 라는 자명하고도 무서운 진리를 가슴깊이 새기게 해주는 미야자키 하야오. 차기작에 대해 이미 소개한 바 있으니 그만 넘어갑니다.^^

다작의 진수를 보여주는 몇 안되는 일본작가 중 한 사람, 아다치 미츠루의 '터치'입니다.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매우 양이 많습니다. '숏프로그램'같은 단편집모음이 간혹 있기도 하지만, 기본이 10권 이상이지요. 게다가, 보는 도중 접게 되면 엄청나게 궁금해지는, 마약같은 매력이 있어서 누운 자리에서 한 시리즈를 다 보게 되는 것은 예사입니다.

그러다보니 '스포츠만화'라는 테두리 안에 있는 그의 만화들의 줄거리들이 뒤죽박죽되는 것은 예사입니다. "에..수영선수던가? 아니..야구? 그래, 야구인 것 같다."라는 식이죠. 이 만화는 '야구'만화입니다. 그것도 아주 잘만들어진 '야구' 만화지요. H1. H2로 이어지는 창작은 눈부시지만, 저는 그 시리즈에서 얻은 인기의 기반은 '터치'에서 이루어졌다고 믿습니다.

20위권 안에 두 작품이 들어있네요.

1988년 개봉, 벌써 15년이 다 된 작품이지만 여전히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만점인 토토로입니다. (도나리노 토토로 토토로~하는 주제가가 귓가에 아른아른-_-)

여담이지만, COEX 애니메이션 팬시점 입구에 서있는 거대한 토토로 인형을 보셨나요? 전 그게 너무나 가지고 싶었는데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한 번 놀라고, 그렇게 비싼 가격에 인형을 팔 수 있는 지브리의 자신만만함에 속으로 다시 놀랐습니다.

 

19위, 4,798표. 정말 말많았던 만화죠. 저는 역시 이것 또한 만화잡지 부록 포켓판으로 봤습니다. 보면서도 그 잔혹한 컷에 "으..사람이 이렇게 죽는 것이 가능하단 말이야?"라는 생각을 했지요.

'북두의 권'이라는, 거의 신기에 가까운(신기 맞습니다..손이 안보여요) 기술을 지닌 남자가 짊어진 숙명, 비운의 인생이 매우 터프하게 전개됩니다.

위에 신기라고 했는데,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드리자면(이미 알고 계신 분도 계시겠지만), 주인공이 숙적을 처치하며 예의 그 신기에 가까운 손놀림으로 혈을 파파팍! 누릅니다. 숙적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건 뭐냐'라는 듯한 표정으로 주인공을 노려보지요. 그러자, 주인공은 멋지게 한 마디 남깁니다. "넌 이미 죽어있다(훗)."  노약자, 임산부에게는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20위, 진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얼마전 국내 스타 이X리양이 주인공으로 발탁되었다는 소문이 돌았지요.

레이싱을 다루고 있는, 아주 신나는 만화입니다. 매니아들은 각 편에 나오는 차종을 전부 외우고 있기도 하고, 일본에서는 이에 따른 동호회가 활성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케이드 게임으로 나온 바도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꼭 한 번 보세요.


21위, '미래소년 코난', 4,031표입니다.

1978년 방영, 저토록 천진난만하게 뛰어다니는 코난의 몸 어디에 괴력이 숨겨져있는 것인지 어릴 때에는 무척 궁금했습니다.

파아란 배경이 너무 아름답고, 그 위를 날아다니는 코난과 물새가 유쾌했던 만화입니다.

 

 

캔디와 더불어 역시 눈물샘을 자극했던 만화, '플란다스의 개'가 22위.

플란다스 머리에 갈색 점이 있었네요! 너무 오래 전 기억이라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아로아의 패션은 지금 봐도 사랑스럽습니다. 머리에 쓴 두건과 몽톡한 코의 신발은 90년대 후반에도 대유행이었죠! (시대를 앞서간 아로아)

루벤스의 그림 밑에서 플란다스와 함께 얼어죽는 네로의 모습을 보고 "세상은 너무 불공평해!"라고 소리치며 울었던 생각이 납니다. 그때 어머니께서 "자꾸 이상한 소리하면 만화 못 보게 한다"라고 으름장을 놓으셨던 일도 기억나구요. 돌이켜보면 이 만화는 세상의 쓴 맛을 간접적으로 알려준 첫 만화였던 것 같습니다.

알라딘에서도 예약판매중이네요. '천공의 섬 라퓨타', 3,730표입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소녀,라는 설정이 무척 기이하고도 인상적이라 강렬하게 머리에 남았나봅니다.

역시 미야자키의 작품답게 '자연-인류구원-희망'이라는 큰 틀의 주제에서는 벗어나지 않습니다. 피아노로 연주되는 주제가가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한때 '아톰머리'라고 부르면 욕이었던 시절이 있었지요. 3,728표로 24위에 등극, 데즈카 오사무의 '철완소년 아톰'입니다.

90년대 동인물 한귀퉁이에서 어른이 된 아톰이 그 단단한 머리통으로 아파트를 부수고 다니는 것을 보고 경악했습니다. 그 장면이 너무나 무서워서 꿈에도 나오더군요. 제가 살고 있던 아파트는 부실시공으로 뉴스에도 나온 적이 있었는데, 아톰의 머리로 부수면 11층쯤이야, 라는 생각에 공포에 떨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아톰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빨리 어른이 되어 무적이 되고 싶은 마음을 반영"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더군요. 여하튼 단단머리 아톰, 아직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24위에 올랐습니다.

얼마전 수작 '인어시리즈' 박스세트가 발간되어 화제에 오른 바 있는 다카하시 루미코의 '우르세이 야쯔라(うる星やつら)'가 25위입니다.

진지한 전개 도중도중 튀어나오는 썰렁한 개그에 어쩔 수 없이 웃게 되는 작가의 초기작이지요.

해적판으로 이리저리 돌던 작가의 작품들이 하나둘 정식판으로 나오는 것을 보니, 그녀의 작품복간을 염원하는 만화팬이 그리 많았나봅니다.

 

'유유백서(幽☆遊☆白書)'가 26위. 'Hunter X Hunter'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작가 토가시 요시히로의 작품입니다.

'갈수록 재미있어지는' 작품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거의 모든 분이 동감하시는 듯합니다. 액션이나 판타지물을 꺼려하시는 분은 마음에 안들어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이미 1위에 올라선 바 있는 '건담' 시리즈 중 '기동전사 건담'입니다. (1위에 링크된 표지는 건담 Seed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해도 되겠지요?^^

 

 

 

 

엄마들은 매우 싫어할지도 모릅니다. '포켓몬스터'가 28위.

피카츄 관련 팬시용품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요소를 모두 갖춘 이 캐릭터의 위용 앞에 엄마들의 호주머니는 맥없이 열렸지요.

역시 계속해서 시리즈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피카츄, 전기를 만든다는 무서운 설정과 달리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이케다 리요코의 대작, '베르사이유의 장미'가 29위입니다. 3,001표.

프랑스 혁명 당시 마리앙투와네트, 그녀의 어머니 마리테레지아, 루이 16세, 이들을 둘러싼 가공의 인물들의 이야기입니다.

전형적인 순정만화풍의 그림체로 인해 거부감을 일으킨 이들도 많았지만, 막상 책을 접해보고 그 스토리에 흠뻑 빠져들어 모두 보게 되었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남장여인 오스칼은 이 만화에서 빠질 수 었는 백미였죠.

츠카사 호조의 '시티헌터'입니다.

호색한에 변태인 주인공은 초반에 매우 불쌍하고 구차하게 등장하지만, 언제나 에피소드 끝무렵에는 신출귀몰한 사건해결능력으로 인해 미인 의뢰인과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지요.

이 작가의 일러스트집을 본 적이 있는데, 인체의 구조를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내는 솜씨가 일품이었습니다. 이미 일본에서는 노장으로 여겨질만큼 관록이 있는 만화가이기도 하구요.

오늘은 11-30위까지의 순위를 살펴봤습니다. 1-10위보다는 친숙한 작품이 많으신가요? 다음에는 강백호와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 (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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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4-09-16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제가 본 것은 드래곤볼 Z, 은하철도999, 나우시카,터치, 토토로,이니셜디,미래소년코난, 플란다스의 개,라퓨타, 아톰,유유백서 정도군요.
간간히 본 것은 시티헌터[한권 봤어요], 베르사이유의 장미[얘는 만화책으로는 못봤는데..애니메 베스트니 저쪽으로 옮길 걸 그랬나..애니는 봤으니까], 포켓몬스터[두번인가 세번 봄],북두의 권[두권인가...], 캔디캔디는 사실 이름만 들었지 제대로 본 적이 없군요.
사자에상은 말로만 들었던..그림이 저랬었군요.
이름만으로는 모두 들어본 작품들^^;;

瑚璉 2004-09-16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중 다섯은 소장중이군요 (-.-;). 시티헌터는 구매하려다 포기.

▶◀소굼 2004-09-16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호련님 대단하셔요. 저는 다음 번에 슬램덩크가 나와야..;;것두 딸랑 2권밖에 없는 녀석;

비로그인 2004-09-17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좋아하는 만화가 많군요, 대부분 본 것들이네요.
북두의 권 원츄 입니다

mira95 2004-09-17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본 만화는 캔디캔디랑 플란더스의 개 토토로 베르사이유의 장미 시티헌터 등이네요... 그러고 보니 안 본 만화가 많네요.. 아무래도 취향이 아닌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