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즘에 빠져서 자기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잘못된 게 없고 오히려 자신은 심리적으로 완벽한 인간의 한 표본이라고 믿는 것이야말로 악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이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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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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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꾼에'

'함께'를 뜻하는 전라도 방언이다. 어렸을 때는 많이 듣고 썼던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 '항꾼에 라는 말이 그렇게 좋았다. 지은이의 아버지 사회주의자 고상욱이 빨치산 활동을 했던 이유도 '항꾼에'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 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의 빨치산 활동은 실패했다. 백아산과 지리산에서 많은 동지들이 목숨을 잃었고 고상욱도 20년 가까운 감옥살이를 했다. 출소후에도 감시를 받아야 했다. 가족과 친척들은 그의 빨치산 활동 전력때문에 많은 좌절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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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감에 사로잡혀 신세한탄하며 세월을 보내거나 원망과 분노 속에 살아가기 싶상인데 고상욱은 그러지 않았다. 고향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항꾼에'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삶을 살았다. 그리고 지은이는 장례식장에 온 사람들의 사연들을 통해 아버지 고상욱이 한 나라를 '항꾼에' 사는 세상으로 바꾸지는 못했지만것, 한 동네를 '항꾼에' 사는 마을을 바꾸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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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고상욱의 삶 앞에서 나의 삶을 되짚어보니 참 부끄럽다. '항꾼에'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깊은 회의감에 빠졌다. 지금은 내 한 몸 챙기기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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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램이 오죽하면 글겄냐'

'항꾼에'라는 말과 함께 '사람이 오죽하면 글겄냐'라는 말이 많은 생각거리를 주었다.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짓을 하는 이에게 대개는 '사람이 왜 그 모양이냐'이라 말한다. 그렇게 고상욱은 선의를 악의로 갚는 이라도 '사램이 오죽하면 글겄냐'라고 자비롭게 대한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겠지라고 이해한다.


'항꾼에'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사램이 오죽하면 글겄냐'이다. '사램이 오죽하면 글겄냐'라는 말은 나는 '죄는 미워하데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옛말과 같은 뜻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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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에게는 한 없이 따뜻하고, 남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냉정하다. 내가 그런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남들이 그런 것은 그 사람이 잘못되서다. 만일 나라면 절대로 그렇게 안했을거라고 자신만만해 한다. 내 사는 본새가 그렇다. 함부로 판단하고 단정짓기 전에 '사램이 오죽하면 글겄냐' 라고 먼저 이해해주는 마음을 더 품고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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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사람들의 핵심적인 결함은 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죄를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는 마음에 있다. - P90

우리의 도덕적 붕괴를 막아주는 것은 곧 자신의 죄성에 대한 인식이라 할 수 있다. - P93

아기 자행되는 가장 잦은 이유는 자신의 책임을 남에게 덮어 씌우기 위해서다. - P96

악은 정신적 성장을 피하기 위해서 행해지는 정치적인 힘의 구사, 즉 공개적이거나 은폐적인 강압을 통하여 자신의 의지를 다른 사람에게 부과하는 것이다. - P9

악의 본질적 구성 요소는 자신의 불완전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의식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드는 점이다. 악한 사람들은 자신의 악을 의식하는 동시에 그 의식을 피하고자 결사적으로 노력한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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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에 입각해 확신하는 습관, 증거가 확실하게 보장하는 정도까지만 확신하는 습관이 일반화된다면 현재 세계 앓고 있는 질환에 대부분이 치유될 것이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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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람을 만난 장소(진료실이냐 아니냐)가 사람에 대한 나 인식에 큰 걸림돌이었던 셈이다. 내 앞에 한 사람을 운전한 존재로 바라보기 어려웠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 P20

사람의 삶의 마지막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외부적 환경이나 상황 등 그들의 조건이 아니라 그 사람 존재 자체다. - P23

누구든 내 삶이 나와 멀어질수록 위험해진다. - P41

자기 존재의 주목을 받은 이유부터가 제대로 된 내 삶의 시작이다. 거기서부터 건강한 일상이 시작된다.
노인도 그렇고 청년이나 아이들도 그렇다.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다. - P47

내가 그럴 때는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 아이는 말은 ‘너는 항상 옳다‘는 말에 뭔 뜻이다.
그것은 확실한 ‘내 편 인증‘이다. 이것이 심리적 생명줄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에게 꼭 필요한 산소 공급이다. - P49

우리가 살면서 겪는 모든 감정들은 삶의 나침반이다.
약으로 함부로 없앨 하찮은 것이 아니다.
약으로 무조건 눌러버리면 내 삶에 나침반과 등대도 함께 사라진다.
감정은 내 존재의 일이다. - P92

언제나 나를 놓쳐선 안 된다.
언제나 내가 먼저다. 그게 공감이 중요한 성공 비결이다. - P120

내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시작되는 과정이 공감이다.
제대로 알고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조심스럽게 물어야 공감할 수 그래서 공감은 가장 입체적이고 총체적인 파악인 동시에 상대에 대한 이해이고 앎이다.. - P127

‘거부감 들지 않고 다정하게, 그러나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공감 유발자다.
자세히 알아야 이해하고 이해해야 공감할 수 있다. - P129

공감적 대화에 과녁은 언제나 존재 자체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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