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쓰는 후기입니다. *


나태주 시인의 인생 시집 3부작 프로젝트 마지막 시집, 다만 너이기 때문에!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종종 만나곤 한다. 가끔은 부러 찾아보기도 한다. 그만큼 시인의 시 한편이 주는 느낌이 좋아서다. 그런데 인생3부작 프로젝트로 만든 시집이라니 시인의 삶이 응축된 시집인거 같아 더 특별하게 여겨진다. 더 소중하게 시집을 다루게 되고 한편 한편 더 가만가만 속으로 낭독하고 음미하게 된다. 시와 함께 놓여진 앙리 마르텡의 그림들이 배경처럼 펼쳐진다.

‘좋은 옷 있으면 생각날 때 입고
좋은 음식 있으면 먹고 싶은때 먹고
좋은 음악 있으면 듣고 싶은 때 들으세요,
더구나 좋은 사람 있으면
마음속에 숨겨두지 말고
마음껏 좋아하고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자주 찾다보니 낯익은 시들이 등장한다. 좋아하는 시라서 반갑고 더 좋아진다. 좋아하는 시들만 잔뜩 모아 놓은거 같아서 참 좋다. 시인의 시는 은유와 비유를 너무 쓰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문자를 늘어 놓지 않는다. 시가 참 편안하고 쉽다. 시 한줄 읽으면 시가 말을 걸어오는거 같고 내 이야기를 하는거 같고 투닥투닥 다독여주는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편하고 좋다.

<시>

마당을 쓸었읍니다.
지구 한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속에 씨 하나 싹 텄습니다 .
지구 한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으면 시가 어느새 스며들어와 내 마음도 깨끗해지고 밝아지는 기분이 된다. 시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단순하면서 간단 명료한 시 한편으로 그려낸다. 부러 외우지 않아도 저절로 외워지는 이런 시를 쓰는 시인이라니 참 감사한일이다. 사랑하는 그 마음 하나만으로도 시 한편이 지어진다는 사실을 시인은 시 한편으로 보여준다.

<사랑>

오래 함께 마주 앉아서
바라보는 것

말이 없어도 눈으로 가슴으로
말을 하는 것

보일듯 말듯 얼굴에
머금는 것
그러다가 끝내는 눈물이 돌아
고개 떨구기도 하는 것

시를 읽으면 바로 그렇다는 사실을 공감하게 된다. 사랑하면 느껴지는 것들이나 이별하면 겪어 내야하는 과정들을 담담히 아름다운 시로 쓴다. 그리움의 순간순간들을 애틋하게 쓰고 이별후 다시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애절하게 담기도 한다. 사랑하고 이별하고 그리워하는 그 순간순간을 짤막하지만 명확하게 담아 낸다. 어쩔땐 시가 노래로 들리는듯도 하다.

<꽃>

있다면 오직 한가지
네가 너라는 사실!
네거너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사랑스러운 것이고 가득한 것이다.
꽃이여, 오래 그렇게 있거라

어쩌면 나태주시인은 꽃으로 세상에 와서 꽃으로 피어 꽃으로 지려고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꽃이라는 이 시한편이 모든걸 다 이야기하는것만 같다. 그저 다만 너이기 때문에 소중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내가 되는 기분이다. 시인의 시 한편한편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힐링하게 되는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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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쓰는 후기입니다*



심플한 그림체로 공감가는 만화를 그리는 마스다미리의 새 만화에세이가 나왔다. 처음 마스다미리의 에세이를 접하고 나와 같은 나이의 작가라는 사실에 무척 반가워 했었는데 현재 진행중인 중년의 이야기를 하는 에세이라니 또 반갑게 책을 펵쳐본다. 여전히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고 깔끔한 만화 그림체로 무거울거 같은 중년의 이야기를 가볍게 들려준다.

50세의 생일을 혼자 보내면서 찾아간 심야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만담을 즐기는 두 동갑내기 여자들의 이야기를 엿듣게 되는 설정이 참 기발하다. 마치 중년이 되는건 남얘기 같지만 듣다보면 어느새 내 얘기라는걸 공감하게 되는 듯한 느낌으로 나도 같이 엿듣게 된다. 엿듣다보면 결국 끼어들게 되는것 까지 중년의 특징들이 다 모여 있다.

노안이 오고 앉았다 일어날때마다 아이고를 연발하고 사람이름은 물론 숫자도 깜빡 잊기 일쑤에다가 옷장에 옷이 그득한데 이상하게 안어울리게 되는 중년의 나이, 이런 이야기들을 친구랑 만나서 웃으면서 하게 되는 중년, 이상하게 젊은 시절은 후딱 간거 같은데 중년의 시간은 지루한거 같고 폐경이 되니 좋은거 같으면서 삐걱 거리는 현실에 쓸쓸해지는 그런 나이의 여자들이 공감하기 좋은 책이다.

‘중년에는 지쳤고
나이 먹는건 재미없지만
나이를 먹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인생 꺽인 지점 같은 소리는 말고,
다 같이 나아가면 좋지 않을까,
앞으로도 여전히 괴로운일도
슬픈 일도 있을지 모르지만
항상 소소한 즐거움을 챙기며 살자고‘
P142~143

중년이라고 자포자기하고 쓸쓸해하기만 할 필요가 있을까? 점 점 늙어가면서 못하게 되거나 안되는게 많지만 이뻐지고 싶고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하루하루 나아가고 살아가는건 똑같은 거라고 위로해 주는 책.

남얘기 몰래 엿듣는 재미로 마스다미리가 들려주는 중년의 이야기, 조금 서글프기도 하지만 만담처럼 펼쳐지는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슬기로운 중년생활을 엿보게 된다. 나이들면 어떠한가, 소소한 즐거움으로 잘 늙어가면 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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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쓰는 후기입니다. *

작은 텃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삶에 대한 로망이 있다. 베란다에서 이것저것 길러보기도 하지만 산아래 작은 땅을 사서 텃밭을 일구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이라니 호기심과 동경의 마음을 담아 책을 펼쳐보게 된다.

한때 푸바오로 유명했던 판다할부지 강철원의 텃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한번쯤은 텃밭을 가꾸며 사는 꿈을 꾼다면 그 꿈을 이루며 살아가는 판다 할부지 강철원의 에세이를 읽으며 대리 만족해도 좋겠다. 꿈만 꾸던 텃밭에 무얼 심고 어떻게 수확해 나가야하는지에 대한 꿀팁까지 얻을 수 있으며 그리움과 추억은 기본, 덤으로 삶에 대한 철학까지 깨우치게 된다. 주키퍼로 살던 판다할부지가 이렇게나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새삼 놀라기도 한다.

‘어머니와 푸바오를 향한 진한 그리움은 옥수수 한알 한알에 빼곡히 담겨 있다. 그 추억으로 영근 옥수수는 나의 영원한 특별 간식이 될 것이다.‘ P22

어릴적 추억이 가득한 옥수수를 첫 작물로 삼게 된 이야기를 시작으로 감자 호박 고추 부추등에 이르기까지 어머님의 가르침과 늘 든든히 챙겨주는 형수님에 대한 고마움, 바오 패밀리에 대한 이야기등 그리움과 추억이 가득한 텃밭 이야기가 펼쳐진다. 덩굴을 따라 딸려 나오는 감자를 보며 어릴적 쥐약에 버무린 번데기를 먹고 죽을뻔 했던 이야기를 하고 텃밭 채소로 쌈싸먹는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삶을 돌이켜 누구든 품어 안을 수 있는 쌈채소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아내와 딸이 좋아하는 딸기를 심고 왕성한 번식력에 당황하지만 푸르스름한 딸기가 빨갛게 익어가는 모습에 빠지고 당근을 무척 좋아하는 아내때문에 당근을 심고 실패와 성공에 이르게 되면서 온갖 당근 요리를 먹고 당근 사랑에 푹 빠지게 되는등의 이야기들이 내 일도 아닌데도 행복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앙증맞은 꽃이 피는 완두콩의 꼬투리를 열어 쪼르르 얼굴을 내미는 동글동글한 완두콩을 이뻐하는 푸바오할아버지의 표정이 눈에 보이는듯 하다.

텃밭 작물 이야기만 하는건 아니다. 꽃향기에 날아드는 나비를 반가워하고 양배추를 갉아 먹는 애벌레에게도 너그러우며 텃밭을 찾아오는 새나 고양이 고라니등에게도 작물을 나누는 마음이 참 고운 할부지다. 좋아하는 남천을 혼자만 좋아하지 않고 바오패밀리에게도 교감하는 식물로 들이면서 남천바오할부지라는 애칭까지 얻게 된 이야기등을 하며 텃밭을 일구어 새와 곤충, 동물들과 나누어야하며 인간은 자연없이 살 수 없음을 강조한다. 문득 남천을 좋아해 베란다에 들이고는 꽃도 피지 못하고 잎만 무성하게 자라게 한 남천에게 미안해지는 마음이다.

텃밭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위해 심은 꽃과 나무들을 심고 기르고 자라나는 이야기는 작은 정원을 꿈꾸는 나에게 좋은 팁을 주기도 한다. 매일 아침 텃밭에는 못가지만 판다할부지의 섬세한 묘사와 공감을 불러오는 이야기에남바할텃밭에서 자라는 온갖 작물들을 눈앞에서 보는듯 하고 텃밭을 찾는 동물들과도 어우러지는 기분이 들게 되는 에세이다.


#강철원에세이 #한스미디어
#텃밭에세이
#에세이추천
#판다할부지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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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 - 새로 읽는 버지니아 울프 에세이와 두 편의 시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루카 옮김 / 아티초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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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울프의 날카롭고 세심한 비평의 글 여덟편과 두편의 시를 만나게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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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재공받아 쓰는 후기입니다*


버지니아 울프하면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가 먼저 생각난다. 시속에 등장하는 그 이름이 은근 멋있어서인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는데 나중에서야 그녀가 소설가라는 사실을 알았다.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 ˝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의 책 표지가 은근 멋졌다. 이 책에는 울프가 비평가로서 문학 예술 정치 사회등의 세상을 보며 느끼는 것들을 자기만의 문장으로 펼쳐보이는 여덟편의 에세이와 2025년 최초로 공개된 두편의 시가 실려있다. 울프의 비평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 책이다.

총 여덟편의 에세이가 모두 강렬하다. 특히 첫번째 에세이 [누가 제인오스틴을 두려워하랴]편에서는 제인 오스틴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녀의 작품을 통해 제인오스틴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전혀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부지깽이였던 그녀가 글을 쓰게 되면서 이제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부지깽이가 되었다는 사실을, 어떤 환경에서 자라 어떤 작품을 썼으며 글속에 담긴 그녀의 노력에 대한 이야기등을 한다. 그래서 더 제인오스틴이라는 작가가 궁금해지고 겨우 열다섯에 썼다는 [사랑과 우정] 과 [오만과 편견]등 그녀의 책이 읽고 싶어지게 만든다.

#버지니아울프 #제인오스틴 #에세이 #누가제인오스틴을두려워하랴

‘자, 지금 당장 무단 침입하자. 문학은 그 누구의 사유지가 아니라 모두의 공유지다. 그곳은 국경선으로 나뉘지 않으며 그 안에는 전쟁도 없다. 그러니 자유롭게, 두려움 없이 그 땅을 밟자. 우리만의 길을 우리 스스로 찾아가자. ‘---p121

세번째 에세이 [추락하는 자에게는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 편에서는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문학속으로 두려움없이 빠져 들기를 권한다. 작가가 어떤 사람이며 작가가 대상으로 삼는 것이 무엇인지 그 대상을 어떻게 글로 쓰는지를 이야기하며 정말로 작가가 어떤 존재인지 아는지를 묻는다. 세상에는 영향을 주는 요인이 너무 많고 작가는 누구보다 이 주변의 자극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두려움 없이 문학속으로 뛰어 들어 스스로 읽고 쓰게 된다면 문학이 살아 남을 수 있음을 강조한다. 또 한편의 인상적이었던 에세이는 [내가 교양속물을 싫어하는 이유]편의 편집장에게 보내는 항의성 글이다. 자신이 얼마나 순수 지식인인지를 온갖 예를 들어 강조하고 비평을 쏟아내던지 허리에 손을 얹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버지니아 울프의 모습이 보이는듯 하다.

꽤나 직설적이며 세심한 비평을 쏟아내는 버지니아 울프를 통해 글을 쓰는 작가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더 생각하게 된다. 울프의 세심하고도 날카로운 비평의 글과 독특한 두편의 시를 만나 울프를 조금 더 깊게 알게 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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