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하룻밤 이야기 - 셰에라자드가 들려주는 아라비안나이트
아니카 에스테를 지음, 황윤선 옮김, 올가 두기나 그림 / 영림카디널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천일야화를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는 나는 표지그림에 이끌려 신비로운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아내에게 배신을 당해 형을 찾아간 왕은 식음을 전패하다 형 또한 같은 배신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자기만 세상에서 불행하게 사는게 아니란 생각에 힘을 얻어 돌아가지만 정작 형은 더이상 여자를 믿지 못해 매일밤 여자를 취하고 다음날이면 사형에 처한다. 왕의 이런 행위는 온 나라를 불안에 떨게 하는데 마침 제상의 딸세에라자드가 자청해 왕의침실로 찾아가 왕에게 아주 흥미롭고 모험이 가득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면 살려주기로 하는데 그렇게 천하룻밤동안 이야기는 이어진다. 과연 그녀는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리가 흔히 들어 알고 있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이야기는 나 또한 어린시절부터 알고 있기는 했지만 '열려라 참깨' 라는 주문만 생각이 날뿐 그 다음 이야기가 도무지 오리무중이다. 그런데 무척 독특하고 멋진 그림과 함께 다시 이야기를 들으니 예전의 기억이 새록 새록 떠오른다. 알리바바의 욕심많은 형은 결국 욕심때문에 죽는다는 이야기는 우리 전래동화와 참 비슷하기도 하고 알리바바에게 지혜로운 시종이 있다는 사실이 참 복많은 사람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그 시종덕분에 몇번이나 목숨을 구한 알리바바는 결국 시종을 노비에서 해방시켜주는걸 보니 복받을만 하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듣게 된 왕은 아마도 다음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매일 밤만 되기를 기다린건 아닐까 싶다.




[황소와 당나귀]같은 이야기의 경우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사람이란 소재가 참 독특한데 그렇게 듣게 된 동물들의 지혜와 어리석음은 지금 우리 사람들의 이야기와 하나도 다를게 없다. 자신의 본분을 다하지 않고 꾀를 부리는 자에게는 자기꾀에 자기가 넘어갈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기도 하며 너무 지나치게 남의 비밀을 파고들려하면 화를 당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교훈이 가득한 동화다. 또한 [흑단으로 만든 말]과 같은 이야기도 마찬가지 이야기인데 이런 이야기들은 중동의 구전 동화란다. 우리의 전래동화와도 참 흡사한 이야기인듯 한데 먼 중동의 나라 사람들도 이런 이야기를 좋아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문득 참 친근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럼 세에라자드는 어떻게 되었을까? 사실 이렇게 모험이 가득하고 지혜가 가득한 이야기를 듣는 동안 왕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밤이 오기를 기다렸을테고 밤이 되어 이야기를 하는동안에는 날이 세지 않기를 희망하지 않았을까? 또한  천하룻밤을 지나며 아내에 대한 배신감도 흐릿해졌을테고 이토록이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는 세에라자드가 또 얼마나 사랑스러웠을까? 또한 그녀에게서 용기와 지혜를 엿보았을게 분명하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여자를 믿지 않는 왕앞에서 재미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니 말이다. 그러니 당연히 세에라자드는 '왕과 오래 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란 해피엔딩의 이야기책이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신비로운 그림이 이야기의 흥미를 더해준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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