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가 맛나서 꿀꺽!

맛있는 말 ㅣ 문학동네 동시집 12
유희윤 지음, 노인경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6월

 
어쩜 요즘 동시들은 이렇게나 말들이 재미날까요?

운율에 맞춘다거나 비유법을 쓴다거나 그런 형식적인것에 얽매이지 않고

그냥 나오는 말을 주워담아 놓은거 같은데도

가끔은 개구쟁이가 되게도 하고 가끔은 심술쟁이가 되게도 하지만

의미 담긴 이런 동시집이 내 마음까지 해맑게 해주는거같아요!

특히나 동시속에 나란히 놓여진 글자들은

소리내어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맛있는 말들이에요!

 

'거짓말 아니다. 우리 아기 코로 코풍선 불었다.' ---코풍선

 

이건 정말 개구진 아이들의 한마디 같잖아요!

아이들이 하는말에 귀기울여 듣고 그대로 옮겨 적은것만 같은 동시에요!

 

'못팝니다/못팝니다/못은 팔지만/순동이는/못팝니다.' --- 못팝니다

 

요런 시는 참 익살스럽기까지 하구요!

 

'엄마는 어머니가 먼곳, 필리핀에 계시고 외할머니는 딸이 먼 곳, 대한민국에 있고' --- 그리움

 

다문화가정의 이야기인거 같은데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그리움 가득한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것만 같아요!

 

아무튼 이런 동시집은 하나쯤 집에 두고 마음이 어지러울때

읽어보면 참 좋을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또한 참 이쁘게 어울리는 그림도 좋아요!

이 책속에 참 해학적이고 기발한 동시 한 편 소개해 봅니다.

 

 

 

좀

유희윤

밥과 많이 먹어라

사이에 있는 좀

밥과 고만 먹어라

사이에 있는 좀

텔레비전과 고만 봐라

사이에 있는 좀

공부와 해라

사이에 있는 좀

좀

좀

좀

옷을 갉아 먹는 좀이란 벌레도 있고

엉덩이를 들쑤시는 좀도 있지

왜 있잖아

공부하려고 의자에 앉으면

곧잘 찾아오는

고 좀이란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