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트로트 가수 동심원 6
유은경 지음, 안예리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런 동시집은 언제 읽어 보아도 참 기분 좋다.  
짤막한 몇마디 말로 어쩜 그리 재치있는 시를 지을 수 있는지
시인의 동심이 들여다 보여서 나까지 동심에 젖어들게 만든다.

오늘두 하루일을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오니 딸아이가 동생에게
엉뚱한 시를 읊어가며 우스개 소리를 한다.
그런 아이들이 요기 이쁘고 아기자기하고 착한 동시로
서로 이야기 주고 받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끼리 비밀'에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코파는 습관을
나도 모르게 저절로 콧구멍속으로 들어가는 손가락 핑계를 대고  
이 시를 읽고 있는 나와 '우리 끼리 비밀로 하자'며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생각'이란 동시에서는 아무런 말도 없이 피는 꽃을 보며
꽃도 다 생각이 있는 게지'하며 웃던 엄마가
아들이 받아온 시험지를 보며 '도대체 넌 생각이 있니 없니 육심오점이 뭐야.엉?'라고 말하니
아들은 그저 아무 생각없이 꽃향기를 떠올리며 좋아라합니다.
어떻게 사람이 아닌 꽃에게는 생각이 있다고 하면서
생각을 빼면 동물밖에 안되는 사람에게 생각이 있냐없냐를 묻는건지
성적에 너무 연연해하는 우리 어른들을 따끔하게 혼내는것만 같다.

특히나 '엄마 이름'이란 동시를 읽고는 깜짝 놀랐다.
어느새 친한 이웃집 아줌마 친구들에게서도 누구 엄마라고 불리고
가까운 이웃 동생에게는 그냥 언니라고 불리고 있는 나를
낯선 택배기사 아저씨만이 너무 씩씩하게 불러 주고 있다는 사실을
참 공감가는 시 한편으로 멋지게 들려주고 있으니 재치가 넘치는 시인이다.

언제나 일등 아니면 꼴찌에 민감한 어른들을 '꼴찌 아니야'란 동시속 꼬마아이를 통해
꼭 마지막에 있다고 꼴찌라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게 해주고
엘리베이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며 공차러 가자는 동생을 통해
학원가기 싫은 우리 아이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아무도 없다고 호미질 하던 엄마가 시원하게 뀐 방귀한방, 정말 아무도 듣지 못했을까?
해질 무렵 논에서 들리는 개구리 소리를 물끓는 소리, 국끓이는 소리로
새로운 시선으로 자연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며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을 한꺼번에 날아가는 새떼를 통해 보여주는
정말이지 멋진 시 한편 한편을 우리 아이들과 낭송해 보고 싶게 만드는 동시집이다.


 

엄마 이름

         

             -유 은 경

친해 보이는데도

엄마들은 왜

서로 이름을 안 부를까?

 

앞집 아줌마는 언니라하고

내 친구 엄마는 미나 엄마,

슈퍼마켓 아줌마는

엄마를 천사호라 부른다.

내 이름 속에

우리 집 1004호 뒤에 숨은

엄마 이름

 

낯선 사람이 부른다.

시원시원하게,

"유은경 씨, 택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