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에게 이런 식으로 생일 축하를 받는 아빠가 얼마나 될까 싶다. 그저 행복하다.
나에겐 이렇게 축하 인사를 하고는 제 엄마에게는 ‘받기만 하지 말고 아빠한테도 선물을 해봐’라고 했다고. 웬일로 아내가 ‘뭐 사줄까’라고 말하더라.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사고 싶은 물건이 없다. 나이를 먹는다는 게 이런 건가 싶다. 소년 시절 야구 글러브를 사기 전날 너무 설레서 한숨도 못 잔 기억이 생생한데 말이다.
선물을 곰곰이 생각하다가 받고 싶은 게 생기긴 하더라. 그건 바로 내 새 책 <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에 대해서 독자가 써주신 장문의 리뷰를 낭독하면 성실히 들어주는 것. 원고지 15매는 될법한 긴 리뷰를 또박또박 크게 낭독했고 그들은 깔깔대면서 들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