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참 추웠다. 개인적으로는 힘든 일들과 쉽지 않은 결정이 함께 했다. 울기도 많이 했다. 그래도 책은 계속해서 읽었다. 책이라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지 싶다.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다.

 

이십년이 넘게 근 삼십년 가까이 오로지 작가가 되기 위해 신춘문예에 붙기위해 한 길을 가는 심정이 오죽했으랴... 모든 것을 놓고 아이슬란드로 떠난다. 그 인생길을 헤아리는 것으로도 숙연해진다. 그런데 글은 의외로 씩씩하고 당차고 고생스럽지만 명랑하다. 그래서 좋다. 내가 이 추운 나라에 가볼까 싶다만. 이렇게 책으로라도 만나니 좋다.

 

 

 

 

 

 

 

 

 

작가들은 자신의 작업하는 방식이라든지, 여러가지 글쓰기 철학에 대해서 이런 책들을 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혹시나 해서 읽어보지만 작가마다 아주 다른 것 같기도 하고 비슷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일을 꾸준히 하게 되면 도가 트고, 하는 노하우랄까, 그런것도 생기는 법이겠지.

이 책에서 재밌었던 부분은 뒤쪽에 수능 언어영역 문제지 형식으로 답을 맞춰보는 부분이다. 손석희에 대한 예리한 관찰이 재밌었다. 그 문제를 맞춰서 기분이 좋다. ㅎㅎ

더불어 읽을 몇권의 책도 소개되어 있어서 좋았다.

 

 

 

 

 

문학작품에 나오는 음식에 대한 단상들을 모아놓은 글이다. 이런 글을 더 감각적으로 쓸 수 있는데는 저자가 요리사라는 것이 한 몫 했을 것이다. 이런 책을 읽고 나면 소설에 등장하는 음식들도 다시 한번 주의깊게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음식들에 대한 묘사때문에 그 책을 다시 한번 찾아 보게 되기도 한다. 옮긴이가 이전에 재밌게 읽었던 <내 식탁 위의 책들>의 저자였다.

 

 

 

 

 

 

 

 

참으로 얼키고 설킨 인물들의 관계가 이 소설의 매력이고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인 것 같다. 레누는 결혼까지 하고 결혼한 여자들이 흔히들 겪는 결혼생활의 지루함을 못이겨 한다. 거기에다 평생을 분신처럼 따라다니는 릴라의 운명까지 복잡하게 엮여있다. 3권의 끝에서 니노는 레누 인생의 구원자처럼 나타난다. 인상적이게도 다른 곳으로 향하는 비행기의 이륙장면으로 끝나게 된다. 두껍지만 두꺼운 줄 모르고 4권으로 달려간다.

 

 

 

이 책을 추천해주었던 사람이 생각난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책 추천은 함부로(?) 하면 안된다. 아주 오래도록 그 사람에게 기억될 수 있으니까. ㅎㅎ

 

한번에 많이씩은 못 읽겠고 드문드문 마음에 드는 구절이 사로잡아 수첩에 적게 한다.

 

신이 갖추게 되는 저 모든 형상들을 너는 짐작도 못하고 있다. 그중 한 형상만을 너무 바라보고 그것에 심취한 나머지 장님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너무나 고정된 너의 숭배가 보기에 딱하다. 좀 더 사방으로 퍼진 숭배였으면 싶다. 닫혀 있는 모든 문 뒤에 신은 있는 것이다. 신의 모든 형상은 사랑할 만한 것이며, 그리고 모든 것이 신의 형상인 것이다.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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