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윤신영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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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항상 약자에 대한 태도를 보고 사람을 평가한다. 돈 많은 손님이 식당 종업원을 어떻게 대하는지, 상사가 부하 직원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본다. 그러나 이것이 인간성 시험의 종착지는 아니다. 모욕을 받은 종업원은 손님의 수프에 침을 뱉거나 더한 일을 할 수도 있다. 부하 직원은 일을 엉망으로 처리해서 상사가 그 위의 상사에게 혼나도록 할 수도 있다. 약자에게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에 대한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지만, 절대적으로 힘이 약한 무력한 이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을 거의 다 파악할 수 있다. 쿤데라가 말했듯이 가장 무력한 존재는 바로 동물이다. 마크 롤랜즈, <철학자와 늑대> p.328

 

이 책은 편지 형식으로 쓰여있다. 인간이 박쥐에게, 박쥐가 꿀벌에게, 꿀벌이 호랑이에게 등.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동물이면서 애증의 관계를 가지고 있거나 혹은 멸종되어 더 이상 볼 수 없는 동물들이다. 박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닭둘기라 불리는 비둘기, 공룡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이를 좋아하는 어린이?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 이전에 사라진 의문의 네안데르탈인들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알게 되어 재밌었다. 그리고 내가 동물들에 대해 대단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농작물을 헤치는 까치는 점점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고 이유없이 삼분의 일정도가 사라진 꿀벌들의 소식은 이 책을 통해서야 알게 되었다. 하물며 호랑이라는 동물은 이제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다. (등을 돌린 채 거의가 다 자고 있지만...)

고등한 동물 인류로 태어나 온갖 권리를 다 누리면서 인간이 아닌 생명체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부끄러웠다. 마크 롤랜즈의 말처럼 자신보다 약하고 무력한 것들에 대한 태도를 보면 그 사람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인류가 사라지는 상상, 도시가 황폐화 되고 그 속에서 멸종되던 동물들이 제2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상상을 해본다. 언젠가 우리 인류도 사라지게 된다면...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답이 보이지 않는가. 이 책을 많은 어린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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