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인 저자는 사건취재를 위해 평생 세계를 돌아다닌다. 그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것은 헤로도토스의 <역사>. 세계를 헤로도토스의 시선으로 보는 따뜻함이 참 좋다. 어떤 나라를 가기 전에는 반드시 이 세상을 알아버리겠다는 각오로 역사책과 그 나라의 언어책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지만.. 사실 그게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우리는 우리가 사는 곳을 세상의 전부라 믿으며 죽을 때까지 산다. 물론 요즘은 해외여행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는 시절이지만... 1950년 이전만 해도 해외로 나간다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국제적인 정세도 그렇고. 다른 나라에 갔을 때 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겠다는 겸손한 태도는 참 중요한 것 같다. 물론 휴양하는 목적으로 여행을 가기도 가지만 나에게 여행은 '경험'이다. 내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세상을 넘어서기 위한 시도라고 할까. 그런 공간적인 제약은 마음만 먹으면 쉽게 넘어설 수 있다. 하지만 시간적인 제약은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까. 그것은 저자가 그렇게 했듯 아주 오래된 고전이라 불리어지는 책을 읽는 것이리라... 카푸시친스키는 정말 평생동안 헤로도토스를 사랑한 것 같다. 이 사랑에 질투가 난다. 그가 읽은 <역사>는 얼마나 손때가 묻고 닳아졌을까...
헤로도토스는 어린이와 같은 천진난만하고 열정적인 호기심으로 세계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헤로도토스의 가장 큰 발견, 그것은 너무도 다양한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모든 세계가 서로 다르다는 것, 또한 각각의 세계가 모두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세계를 알고 배워야 한다. 왜냐하면 다른 세계, 다른 문화야말로 우리가 스스로의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p.383
그래서 <역사>를 읽어봐야겠다!
<로마인 이야기>는 이제서야;; 읽어보고 있는데 생각 밖으로 재밌다. 밑줄 그으며 공부하듯 읽고 있다.
가끔 이런 속도로 책을 읽다가는 세상에 수많은 재밌는 책들을 다 읽지 못하겠지.. 하는 생각에 한숨이 쉬어진다. 그래서 어떤 해에는 정말 열심히 읽기도 해서 내 능력으로 120권 정도까지 읽어봤는데 남는 게 별로 없었다;; 지금 다시 내 속도로 천천히 읽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 책에 의하면 원래 책을 읽는다고 뭐가 남는 것은 아니란다. 나도 알고 있었지만. ㅋㅋ
내가 읽거나 말거나 눈길 한번 주었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이 세상에 책들은 존재하고 있다.
우리가 가지 않아도 산이 사라지지 않은 것처럼 어떤 소설은 우리가 읽든 말든 저 어딘가에 엄연히 존재합니다. 우리는 소설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접근하고, 그것으로부터 강력한 영향을 받고,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독자는 소설을 읽음으로써 그 어떤 분명한 유익도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소설을 읽은 사람으로 변할 뿐입니다. p.141
인상적인 구절. 작가의 말처럼 실생활의 사람들에게 어떤 지대한 영향을 받거나 인상을 받기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소설속의 인물들은 생생하게 살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 가령 오블로모프나 스토너 같은 인물을 일상에서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문학 작품속에 나오는 식물에 관한 에세이인데 재밌다. 예쁜 야생화의 이름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고, 한국소설의 일부분을 읽는 것도 좋다. 너도바람꽃, 처녀치마, 얼레지꽃.. 이름도 참 예쁘지 않은가. 헤깔리기 쉬운 꽃들도 비교설명하고 있다.
(벚꽃과 매화, 수국과 불두화 등)
<인상파 그림여행>은 모네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모네는 해안가에서 오래살았고 바다 그림도 참 많이 그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 상업적으로 영리해서 그래도 말년에는 성공을 했지 싶다. 이 책을 읽고 전쟁기념관에서 하는 모네 디지털전도 가보았는데.. 저번에 헤세전과 구성이 비슷해서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언젠가 정말 뉴욕에 갈 수 있게 된다면 휘트니 미술관에 가서 호퍼의 그림들을 맘놓고 볼 수 있게 되기를...
아직 1권만 읽었지만 오마나 이거 야하네요 ㅋㅋ;;;
<우리가 사랑한 헤세....>에서 서평을 보고 읽기 시작했는데 정작 헤세가 중요하게 말한 부분은 잊고 야하다는 생각만 합니다 ㅋ 수도사, 수녀들, 요조숙녀들의 타락이 그려지는 부분이 어딘지 풍자적이면서 과연 2,3권도 그런가 궁금증이 몰려옵니다.
아주 가난하지만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들이 있다.
우리는 그렇게 가난하지 않은데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주어진 삶, 소명 같은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그냥 나의 삶이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큰 꿈, 이상을 갖지 않을테니 어떤 욕구도 쉽게 채워지고 만족할 줄 알며 행복해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책 또한 일종의 자기계발서로 느껴진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