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실현을 해야 한다고 중고등학교 시절 부터 들어왔다. 그런데 그 의미를 지금에야 알 것 같다. 높은 직위에 있던 사람도, 남부럽지 않을 만큼 돈을 번 사람도 언젠가 하던 일을 그만두고 은퇴해야 할 시점이 온다. 그때 그 사람의 품위를 지켜주기 위한 것은 자기실현을 위한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의 여부이다. 돈과 직위로 자신을 증명하려 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내려오자마자 존재 가치를 상실하고 깊은 회환에 빠지기 때문이다. 타인의 성공이 기준이 아닌 내 그릇을 얼마나 키우고 그 안을 무엇으로 채웠는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듯하다.
헤세의 고향을 찾아 칼프로 떠나도 좋을 것이다. 헤세의 묘지와 헤세의 정원을 찾아 몬타뇰라로 떠나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하지만 헤세로 가는 길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에게 열려 있다. 당신이 헤세의 책을 읽는다면, 당신이 헤세의 소설을 읽고, 시를 읽고, 산문을 읽는다면, 헤세는 항상 당신 곁에 있어줄 것이다. 우리가 책갈피를 소중히 넘기는 순간, 헤세로 가는 길은 우리의 마음속에 환하게 드러날 것이다. p.129
생애 최초, 첫 유럽 여행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나는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한국인과 결혼하고 TV에도 여러번 나왔던 모양이다. 각 나라의 음식문화를 경험을 바탕으로 소개하고 있다. 음식만큼 추억과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 또 있겠는가. 많이 경험할지어다. 아이들처럼.
이 책을 읽는 내내 하나씩 안쓰는 물건을 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이 결국엔 정신에게까지 영향을 미쳐서.. 단촐하고 심플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버리는 것이 아쉬우면 작가처럼 그림으로 그리거나, 그도 어려우면 사진으로 남기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물건을 버리듯이,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도 하나씩 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처음에 이 책이 나왔을 때 읽다가 별로라 생각되서 관뒀었다. 그런데 어떤 계기로 다시 읽게 되었는데 또 다른 관점에서 감정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것 같다. 친절이나 연민 같은 우리가 좋게 생각하는 감정들도 사실은 인간의 사악한 의도가 들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는 거의 모든 감정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변질되어 생기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스피노자의 책을 직접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이 또한 새로운 해석인 것 같다.
감정을 느낄 겨를 없이 무뎌져만 가는 어른의 나날이지만, 조금씩 살아움직이며, 생각하며 내 마음이 살아 숨쉬게 하는데 독서만큼 좋은 것도 없지 않을까 싶다.
느닷없이 체 게바라 평전도 읽었다.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 개인의 안위가 인생의 목표가 아닌 사람. 이렇게 큰 사람은 타고나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만화책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