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고독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5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민음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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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으면서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마르케스가 어쩌면 마콘도와 같은 나라에서 살고 있을 것만 같았다. 예전에 읽다가 포기했는데 그 이유는 도무지 비슷비슷한 이름들 때문이었다. 책의 맨앞에는 부엔디아 가문의 가계도가 나오는데 그것을 보는 것도 한 두 번이지 네 대 이상이 될 때는 봐도 누가 누군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한번 탄력을 받아 주루룩 읽었더니 다 읽을 수 있었다. 부엔디아 가문이 마꼰도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고독과 근친상간이다. 가령 아르까디오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충동적이며 모험을 좋아하고 아우렐리아노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들은 동굴 속에 파묻혀 자신만이 몰두하는 무언가에 집중한다. 평생을 고독에 사는 아우렐리아노 형제들(?)에게 나는 더욱 정이 갔다. 난무하는 근친상간 때문에 돼지꼬리가 달린 아이가 태어나지 않을까 걱정했던 우르술라의 우려대로 마지막으로 태어난 아우렐리아노는 돼지꼬리를 가지고 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 결국 마꼰도의 인물들은 나름대로의 생을 살다 명을 달리하지만 이름이 반복되듯 또 누군가의 결혼과 출산으로 같은 이야기가 반복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 이야기를 쓴 방법이 마술적 리얼리즘이라하는데 가령 불면증이 전염되어 온 마을 사람들이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나 흙을 먹는 레베카 이야기, 멜키아데스처럼 죽은 사람들이 다시 나타나 마을을 돌아다니는 이야기, 여자들이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이야기 등은 사실이 아니지만 읽는 재미를 톡톡히 준다. 비슷비슷한 소설의 형식이나 내용 때문에 소설 읽기가 지루해진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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