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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 고독한 사람들의 사회학
노명우 지음 / 사월의책 / 2013년 10월
평점 :
이 책은 1인가구의 삶에 대해 사회학적으로 조망해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분히 자기 고백적이기도 해서 글의 진심까지 느끼며 재밌게 읽었다. 1인가구하면 미혼, 비혼의 숫자가 늘어나 생겨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통계학적으로 볼 때는 노년이 길어지고 이혼, 사별 등으로 인해 노후에 혼자사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노화, 외로움, 고독 등은 대개의 사람들이 겪고 싶어하지 않은 두려운 것임에는 틀림없다.
따라서 운좋게(?) 4인용 식탁에 앉을 수 있는 가정을 꾸렸다 할지라도 노후에 따뜻한 가정속에서 비경제적 목적의 애정을 주고받으며 죽을 수 있는 확률이 예전보다는 줄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목적에서 이 책의 내용을 접근해나가면 단순히 1인용 식탁에서 생활하는 사람 뿐 아니라 지금은 혼자 살고 있지 않은 사람도 혼자 살 수 있는 단독인으로서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혼자 살았던 단독인의 대표적인 예는 그 유명한 몽테뉴와 쇼펜하우어에서 찾을 수 있다. 몽테뉴는 38살에 이제 관계밀도는 0으로 만들고 자기 자신만을 위해 올인하겠다며 치타델레라 부른 성으로 들어가버린다. 간과 쓸개를 때로는 빼놓아야 하는 직장생활을 그만둘 수 있다니 우리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언감생심이다. 이런 삶이 가능했던 이유는 슬프게도 혼자 아무런 생산활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제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이럴 수 없는 우리는 어떻게 치타델레를 꿈꿀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쳇바퀴처럼 되풀이되는 질문에 머리가 혼란스러워지기도 했다. 나는 누구고, 나는 어떤 사람이길 원하며, 내가 살고 싶은 삶은? 이라는 질문이 사춘기에는 추상적이었다면 어른이 되어서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며 더욱 집요하게 다가온다. 답은 결국은 자기가 찾아나서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각주까지 다 읽고, 인용에 나오는 책까지 다 읽어보고 싶었던 책을 오래간만에 만나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