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조건 - 꽃게잡이 배에서 돼지 농장까지, 대한민국 워킹 푸어 잔혹사
한승태 지음 / 시대의창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내용이 재밌다고 한다면 어디까지나 지은이가 글을 맛깔나게 쓰기 때문이다. 소재는 암울하고 단 한달이라도 이런 일들을 체험하라고 한다면...

제목이 인간의 조건이다. 최소한 책을 읽는 나를 포함한 우리는 인간이다. 그런데 인간으로 태어나기만 하면 인간이란 말인가. 아니다. 인간답게 살아야 인간인 것이다. 지은이가 일을 시작하려하면 사람들은 한결같이 물어보았다. 젊은 사람이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저자가 어떤 의도에서 이런 다양한 힘든 일을 전전했는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우리가 흔히 경험하지 못하는 일들을 서술하고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는 점에서는 고맙다.

가장 재밌게 읽었던 점은 그나마 나에게 친숙한 아르바이트인 편의점과 주유소 알바였다. 감정노동의 힘든 점이 잘 그려져 있다. 와, 세상에 이렇게 안하무인인 사람들이 많단 말인가.

원양어선을 타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소개소에 40만원을 주는데 이 돈이 아까워 선주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돼지농장의 더러움과 오이 비닐하우스의 쪼그려 하는 일의 힘듦. 공장 생산직 노동의 무료함과 위험성이라는 양면성. 하지만 섣불리 그 일들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유지하는 최고의 신성한 노동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이 그 일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글은 정말 재밌지만 현실은 슬프고 힘들다. 노동의 고됨이 문장 하나하나에 배어있다. 읽는 것만으로도 일을 한달 한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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