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절
찰스 디킨스 지음, 장남수 옮김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이 어려운 시절이다. 어려운 시절이라니.. 몇년 전부터인가 서민이 살아가기가 팍팍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경제지표들로 나는 현재의 내가 어려운 시절을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청년들이 취업하기가 어렵고 나이든 사람들은 나이든 사람들대로 길어진 노후에 할일이 없다. 중년은 중년대로 부양가족을 부양하느라 힘들다. 에고고, 정말로 어려운 시절이지 않은가.

그런데 여기, 디킨스의 소설에서는 나오는 어려운 시절이 있다. 루이자와 톰은 사실의 제국에서 살아간다. 일체의 상상력과 감정은 배제된, 오로지 숫자와 사실들만을 머릿속에 주입하여 성장하게 된다. 앞부분의 묘사가 제법 독특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자란 주인공들은 결국 행복하게 살았을까. 루이자의 아버지가 루이자의 한마디에 그토록 일관되게 사실적인 자신의 인생관을 바꾸고 용서를 구한 것은 조금 당황스럽지만 결국, 그들은 행복을 찾아 어려운 시절을 잘 견뎌내기에 이른다.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개성이 강하여 읽는 재미가 좋다. 디킨스의 소설은 우리나라에 잘 번역된 것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두 도시 이야기>를 다음에 읽을 디킨스의 책으로 점찍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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