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은 다른 곳에 - 교양선집 16
밀란 쿤데라 지음, 안정효 옮김 / 까치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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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은 다른 곳에.. 랭보가 남긴 말이라고 한다. 시인이라 지칭되는 스물 대여섯에 죽은 남자에 관한 이야기다. 어머니가 한 남자로서의 자신의 분신이라고 생각했던 아들을 자신과 정신적으로 분리시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시에 관한 창작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생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생은 내가 살고 있는 나를 중심으로 하는 여기에도 존재하지만 내가 경험하지 않은 다른 곳에도 존재한다. 이 소설에서는 전망대에서 야로밀의 삶을 조망하고 있기에 우리는 야로밀을 중심으로 한 소설, 이야기를 읽은 것이다. 또 다른 전망대에서 붉은 머리 여자의 생을 조망했더라면 우리는 야로밀을 배신하고 중년의 애인을 가졌던 붉은 머리여자의 삶을 엿보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나 존재하는 생이기 때문에 지금의 내 삶은 내가 결정했고 선택한 것이다. 목표한 삶에 다다르지 못한 미완의 삶이 아니라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한 완성으로서의 삶인 것이다.

 

생이 다른 곳에 있다고 헤매이지 말지어다. 헤매고 헤매고 돌아온 여기에 당신의 삶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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