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세상 모든 책을 삶의 재료로 쓰는 법
정혜윤 지음 / 민음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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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 이토록 지리멸렬한 삶을 바꾸고 싶은가. 이 책의 제목대로라면 이러한 욕망을 가진 자들이 이 책을 집어들 것이다. 하지만 근 십년 넘게 책을 열심히 읽어온 내가 내린 결론은 책이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게 해주지는 않는 다는 것이다. 오히려 삶은 그 상태로 늘 그자리에 있어왔고 그 삶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변했다고 할 수 있겠다.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내식대로 표현한다면 인생의 사사건건의 의미를 알게 해줬다는 것이다. 그렇다. 인생은 늘 있어왔다. 중고등학교를 다닐때도. 이팔청춘일때도. 생의 의미를 하나둘씩 깨달아가는 삼십대의 지금에도.. 여기에 그 의미를 알고 내 삶에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데는 책의 역할이 지대했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인생이 집약적으로 묘사되는 어느 책 한권에서 나는 사르트르가 말한 '인간의 대표자'가 되어 이야기속의 삶이 곧 내 삶 일수도 있겠구나라는 일치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란 고질병"을 앓고 있는 우리이지만 결국 우리 모두는 "인간의 대표자"라는 사르트르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렇기에 내가 겪었던 실패, 좌절, 수치스러움이 나만 겪는 치명적인 상처가 아니라 인간이기에 보편적으로 겪는 경험이라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가 만약 책 한권을 쓴다면 나는 이 책과 같은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읽은 책의 문장이 우리의 삶의 한 단편들과 연결되는 그런 희열을 한번 맛보고 싶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책의 저자에게 시기어린 눈빛을 보냈지만 또 내가 모르던 책들을 연결시켜주었으니 이 보다 고맙기도 어려운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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