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부쩍 에세이와 여행관련 책을 많이 읽는 느낌이다. 일부러 그랬다. 예전엔 봄이 좋더니 (아마도 여름을 좋아해서) 요근래는 가을이 좋다. 나이가 들었나 보다. 그렇다면 여름이 싫어지고 겨울이 좋아지려나. 다가오는 쌀쌀해진 바람이 싫지 않다. 지구가 자꾸 병들어서 기온이상이 생기고 여름이 점점 광포해지는 것 같아서 싫어지려는 중이다. 이 참에 읽는 이 책은 계속 등장되는 생선들에 바람의 냄새를 내 곁으로 몰고 왔다. 시원한 바람이 아니라 어딘가 모르게 쓸쓸하게 거센 바람, 그 거센 바람에 튼 살을 가지고 살아갈 바닷가 아낙네들을 떠올리며 이 책을 읽었다. 진수성찬을 상상하다가 이 진수성찬은 그런 녹녹치 않은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륙에 사는 우리들이야 힘겹게 여행하고 온 비릿한 것들을 맛볼 뿐이다. 한창훈이라는 작가는 잘 몰랐는데 사실 이 책은 요즘 읽고 있는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라는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박찬일의 책에서 나온 음식들은 그나마 먹어본 상상이 되는 것들인데 이 책에 나오는 비릿한 생선들은 대부분이 잘 모르고 먹어본적도 없는 것들이다. 한번도 못 먹어봤다는 말은 한번도 못 가봤다는 말보다 더 불쌍하다던데! 이렇게 불쌍하게 느껴지는 나... 여튼 작가님의 외모는 훈늉하셔서 인지 페이지 곳곳에 등장하시고 생계형 낚시꾼이라는 애매모호한 말에 궁금증이 증폭된다. 엄마는 아까 저녁에 추석에 대명항에 가자고 하셨다. 우리가족에게 그곳은 여러 의미를 지니는 곳이다.

 인생에 허기질 때 바다로 가자! 뜨끈한 국물 쭉 들이켜면 육지에서 고단한 삶 보상받을까?  한번도 혼자 여행해본 적 없는데 이번 가을에는 저기저기 아랫지방 바닷가로 혼자 훌쩍 떠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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