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로 돌아오다 - <벼랑에서 살다> 조은의 아주 특별한 도착
조은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절판


늘 느끼는 것이지만, 알고 지내는 사람의 가족 공간 안으로 들어갈 때의 기분은 참 묘하다. 그 가족들이 오래 정제한 물을 나눠 마시는 듯한 기분이 된다고나 할까. 몇몇 병리적 경우를 제외하면 가족으로부터 존경받는 사람들은 모두 믿을 만하다.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가족으로 둔 사람들도 큰 복을 타고났다. 그들에게서는 가족을 불신하며 자란 사람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너그러움이 느껴진다. 사람들은 그 점을 간파해 그들 곁으로 모여든다. -152쪽

시를 쓴 시인도 읽는 독자도, 정말로 사람이 살지 않는 섬 무인도를 그리워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두고두고 그리워하는 대상은 무인도와도 같은 경지를 통해 빛나는 의미를 알게 되는 실존적 존재, 즉 사람인 것이다. -1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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