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필요한 시간 -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
강신주 지음 / 사계절 / 2011년 2월
장바구니담기


이미 일어난 생각은 이어지지 않도록 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생각은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 그대들이 10년 동안 행각하는 것보다 좋을 것이다. 나의 생각에는 불법에는 복잡한 것이 없다. 단지 평상시에 옷 입고 밥 먹으며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 <임제어록>-47쪽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다"라는 철저한 부정 끝에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라는 긍정이 찾아올 수 있는 법이다. 결국 참된 자유 혹은 참된 해탈은 우리가 타자를 기억이나 기대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삶으로 응대할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51쪽

깨달은 자의 마음은 맑다. 그렇지만 맑고 고요한 물이 외부의 바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처럼, 맑은 마음은 타자에 대해 섬세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마음이다. 번뇌에 사로잡힌 사람에 공감하면서도, 깨달은 사람은 그의 번뇌를 치유할 수 있다.
(...)
특정 사람만을 사랑하려고 고집한다면, 우리는 타자에 대한 민감한 감수성을 유지할 수 없다. 손으로 연필을 잡고 놓지 않으려고 한다면, 컵, 책, 나아가 타인의 차가운 손도 잡아줄 수가 없다. 따뜻한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모든 사람들의 차가운 손을 어루만져주기 위해서, 우리는 매번 자신이 잡았던 손을 놓아주어야만 한다. -20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