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ㅣ 펭귄클래식 7
오스카 와일드 지음, 김진석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한 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고 한들 무슨 소용인가, 자기의 영혼을 잃게 된다면?" p.343
아름다움과 젊음, 이 두가지 만큼 모든 인간이 갈구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인.. 것은 아마 없지 않을까. 아름다워지기 위해, 한살이라도 어려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이 소설이 거의 100년전에 씌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요즘의 상황과 비슷한지 놀라울 따름이다. 바질이 그린 자신의 초상화를 본 도리언은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이 영원히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에 초상화가 자신을 대신해 늙어가길 바란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실제로 그는 마흔이 다되었지만 소년과 같은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초상화가 나이를 먹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에게 평생의 짐으로 남게된다. 타락하고 추하게 되는 자신의 영혼의 모습이 초상화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비밀을 지키기 위해 그는 살인까지도 저지르게 된다. 소설은 아름다움을 지상최대의 목적으로 삼은 인간의 파렴치함을 보여준다.
도리언의 인생에 있어서 헨리의 역할은 치명적이었다. 그를 이러한 삶으로 이끈 것도 탐미주의적 성향을 지닌 헨리의 사소한 한마디 한마디였다. 사람은 살면서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상호작용한다. 그런면에서 볼 때 도리언에게 가장 영향을 미쳤던 것은 타인의 말이었다. 도리언이 조금만 더 자신의 심지가 있는 사람이었더라면, 그가 껍데기에 불과한 아름다움과 젊음에 그렇게 목을 매지는 않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스카 와일드는 곳곳에 특히 헨리의 말을 통해 자신의 철학을 심어놓았다. 대화는 사변적이다 못해 가끔 잠시 멈추고 생각을 해야한다. 읽다가 포스트잇을 많이 붙여놓았다.
표지의 남자가 섬찟함을 준다. 웃지도 찡그리지도 않은 표정인데.. 한번은 읽다가 잠들고 다음날 깨었는데 바닥에 떨어진 이 책의 표지를 보고 깜짝놀랐다. 이런 섬뜩함을 도리언은 자신의 초상화를 보며 느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