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나쓰메 소세키 지음, 박유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처음부터 '선생님'이란 호칭이 나온다. 은사님과 관련된 이야기인고 하니 전혀 아니다. 선생님과 주인공 나의 만남은 아주 우연인것도 같은데 자세한 설명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주인공은 무조건적으로 선생님을 존경(?),연모(?)하게 된다. 선생님은 나이 어린 친구와의 만남속에서 찬찬히 자신이란 존재를 드러내는 것 같으면서 영 곁을 주지 않는 사람이다. 무슨 일인지 직업도 없고 결혼은 했는데 하는 일이라고는 집안에서 생각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인간과 세상을 증오한다고 한다. 친구의 무덤을 정기적으로 찾아가는데 그 이유는 선생님의 유서에서 밝혀진다. 

선생님과의 이야기가 나오다가 병이 든 아버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죽음의 문턱에 이른 아버지의 곁을 지키며 선생님과 만남이 뜸해지는 순간 날아드는 편지.. 그것은 선생님이 자살하기전 보낸 유서였다. 유서에는 선생님의 인생이 쓰여있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믿었던 작은 아버지에게서 배신을 당하고 친구와 동시에 한 여자를 좋아하는데 이 일이 친구를 자살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죄책감으로 선생님 역시 자살을 기도하기에 이른다. 

아버지의 결말도 선생님의 결말도 구체적으로는 드러나 있지 않다. 소설은 인물들의 마음을 헤아린다. 각자는 자신의 마음을 언어로 드러내지만 타인은 그들의 마음을 어디까지나 짐작, 헤아릴 뿐이다. 선생님의 친구 K도, 선생님도 겉으로보기엔 별 것 아닌 이유로 자살을 했고 자살을 결심하는 듯해 보이지만 그 사람의 마음을 우리는 어디까지나 헤아릴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자신의 세계안에서 살아간다. 평생을 함께하는 부부도 이 세상에 하나뿐인 친구도 부모와 자식이라는 혈연도... 함께 살아가고 소통하지만 결국 본질적으로 동일한 상태를 경험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그나마 소통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뭐 그런..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들의 제목은 정말 단순하다. 마음이라니.. 흔하면서도 정의하기 어려운.. 마음은 머리속인가. 아니면 가슴인가. 표지가 참 마음에 든다. 이것도 마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