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의 매 열린책들 세계문학 63
대실 해밋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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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타의 매>라는 제목이 정말 궁금했다. 몰타의 매가 무엇인고 하면... 1523년에 예루살렘의 성 요한 병원 기사단이 술레이만 대제에 의해 로도스 섬에서 쫓겨났다고 한다. 크레타섬으로 간 그들은 카를 황제를 설득해서 몰타, 고조, 트리폴리를 달라고 한다. 이 때 조건이 있었으니 몰타가 아직도 스페인의 지배 아래 있다는 표시로 해마다 황제에게 매 한마리를 공물로 바치는 거였다. 부를 주체못한 기사들은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진짜 새가 아닌 머리에서 발끝까지 자신들이 가진 최고의 보석을 박아 넣은 황금 새를 보내겠다는 멋진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때 만들어진 매 중 하나가 밖으로 유출되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일당들이 이 매를 손에 넣기 위해 계략을 짜고 일을 벌이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매를 손에 넣고 보니 허무하게도 그건 납으로 만든 가짜매였다는... 어우.. 급하게 재밌게 읽어가다가 조금 허무 했다.  

 저자의 이력이 독특한데 1920년대 미국에서 실제로 탐정으로 일하기도 했다고 한다. 탐정이란 직업을 소설속에서만 봤지 실제로 본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가슴떨린다. 사실 이 소설은 심리묘사가 거의 없어서 주인공들이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 그래서 오쇼네시 처럼 주구장창 거짓말을 하는 인물의 경우는 성격이 좀 파탄인가,하는 생각까지 하게 한다. 속마음을 전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그래서 좀 촌스러운것 같지만, 재밌게 읽힌다. 줄거리도 더할나위 없이 단순하고..오쇼네시와 사랑이 싹트는 것 같다가 스페이드는 역시 냉철하게 살인죄로 오쇼네시를 경찰에 넘긴다. 자신은 사랑에 넘어가는 얼간이!가 아니라며.. ㅋㅋ 플릿크래프트가 공사 현장에서 떨어지는 철제 빔에 맞아 죽을 뻔한 경험을 하고 일상의 모든 것을 버리고 제2의 삶을 선택하는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정서적 애착의 끈을 냉혹하게 끊고 이루어낸 제2의 인생에서 그는 행복했을까.. 사소한 인연이라는 허상에 이끌리지 않고 단호하게 일을 처리해내는 스페이드가 멋지다. 물론 탐정사무실의 조수 에피를 나의 천사라고 부를 때는 너무 느끼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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