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개성에는 사람을 따분하지 않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성실성 때문이었을까. 그는 파리를 처음 보면서도 별로 감격해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에게는 낯선 풍경일 텐데도 그다지 놀라는 기색 없이 덤덤히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파리를 수없이 많이 가보았지만 갈 때마다 늘 마음이 설렌다. 파리의 거리를 걷노라면 뭔가 모험을 해보고 싶은 마음에 몸이 근질근질해진다. 그런데 스트릭랜드는 아무런 변화 없이 평온하였다. 지금 돌아보면 그는 자신의 영혼을 어지럽히고 있던 영상 말고는 아무것도 눈앞에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7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