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스페인으로, 바르셀로나로 이끈 건 무엇이었나. 음식과 바다, 그리고 조지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였다.-19쪽
그가 남긴 수백 통의 편지들은 '정열과 고독의 화가'로 알려진 사람의 내면이 단순하지 만은 않았음을 알려준다. "단순해진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라고 그는 썼다. 속인의 눈에는 세상 물정모르는 철부지로 비쳤던 반 고흐가 내심 얼마나한 자기 모순을 감당했기에 그런 말이 나왔을까. 화상을 그만둔 뒤에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분석적인 그의 성격, 지적인 언어사용이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지 알 수 있다. -56쪽
호텔방에 누워서 비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차분하게 가라앉는 기분이 괜찮았다. 이렇게 계속 침잠하면 내 자신을 통제할 것 같은 느낌. 내 자신을, 내 인생을 통제할 수 있으면 더는 떠돌지 않아도 될까. -66쪽
나는 아직도 말도 안 되는 연애사건을 일으키곤 한다. 대개는 그런 사건으로 창피와 망신만 당할 뿐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한 것이 전적으로 옳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종교나 사회주의에 심취한 적이 있는데, 그때 사실은 사랑에 빠졌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사랑에 빠지지 못해서 종교나 이념에 깊이 몰두하게 된 것이지. 그 때는 예술도 지금보다 더 성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 140쪽-107쪽
예술을 알면, 문학을 좋아하면 인생이 복잡해진다. 좋게 말해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120쪽
자유롭고 편안했던, 어떤 빛나는 순간에는 샌프란시스코가 내 고향처럼 여겨졌다. 떠나고 싶지 않았다. -146쪽
과거 속을 헤매는 그녀는 정처가 없지만 그렇다고 아무 데나 퍼질러 앉지 않는다. 그녀는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으며, 결국 자기 자신으로 돌아온다. 모든 것을 생각하고, 모든 것을 분석하는 자기 자신에게로. (잉게보르크 바흐만에 관한 부분)-2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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