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덕과 악덕에 관한 철학사전
A. C. 그레일링 지음, 남경태 옮김 / 에코의서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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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용기, 절제, 희망, 관용... 이런 키워드들은 일상을 무심코 살면서는 대개 깊이 생각하는 것들이 아니다. 우리가 얼마나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은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나름의 기준을 내면에 세워두고 실천하며 사는 것은 자신의 삶을 좀더 풍성하게 만든다. 덕이란 것은 태어나면서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길러지는 것들이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생각만 하는 것들은 결코 덕이 아니다. 행동으로써 실천되었을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이 책은 미덕과 악덕의 여러가지 주제들에 관해 서너페이지 분량으로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다. 글은 짧지만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이라도 인지하는 순간 우리의 삶의 방향은 조금 변화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저자의 다양한 인용들 덕분에 재밌게도 읽을 수 있었다. 밑줄친 부분이 엄청 많은데 그중 몇가지만 옮겨본다.  

 

관용은 다양한 생활방식이나 사고방식이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만약 우리가 타인의 행동에 불쾌감을 느낀다면 그것을 지나치게 신경 쓰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관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남들을 제대로 관용할 수 있다. 그 방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문명 생활이 달성해야 할 한 가지 목표다.

용기와 양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가장 힘든 상태(패배가 대표적인 예다)에서 가장 값진 교훈이 나온다는 것을 안다. 그렇게 보면 진짜 패배란 패배감에 빠져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하는 경우다.

희망은 실현여부를 떠나 하나의 미덕이다. 희망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가치이자 목적이며, 용기와 상상력, 가능성과 기대에 찬 긍정적인 태도와 관련이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한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업적이 아니라 그 사람의 희망을 알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최선은 희망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증오하는 것은 그 내부에 있는 자신의 일부분을 증오하는 것이다. - 헤르만 헤세 

건강할 때는 누구나 아픈 사람에게 좋은 충고를 한다. - 테렌스 

"나는 당신에게 무엇을 주었는지 알지만 당신은 나에게 무엇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냉철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것은 다음의 진리를 말해준다. 자신이 받은 선물이 진정 무엇이었는지 아는 사람은 선물을 준 상대방을 아주 잘 알거나 무척 사랑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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