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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내가 있었네 (양장) - 故 김영갑 선생 2주기 추모 특별 애장판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언젠가 살아생전에 TV에 나온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이 책을 읽으니 이토록 강렬하게 살다 이 세상을 떴구나 하는 마음에 가슴한켠이 휑하다. 제주도, 찰나의 부는 바람을 포착한 듯한 사진들에 잠시 숨이 멈추어진다. 나뭇잎이 스산대는 소리가, 해가 저 뒷산으로 넘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자신의 사진을 위해 온 생을 던졌기 때문이었다. 필름사느라 끼니조차 제대로 못 이을 정도였다는 말에...요즘이 어떤 시절인데 배가 고플 정도였을까 답답하다. 철저하게 혼자이고자 했던 무서울 정도의 고독에 대한 집념을 떠올리니 그에 못지 않게 가슴아팠을 그의 가족들이 떠오른다. 자신이 누추하게 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집밖에서나 가족들을 만났고, 병을 얻고 나서도 가족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매몰차게 돌려보냈던 그의 마음이 어떠했을지는 짐작하고도 남음이다.
이 책을 읽고 당장 두모악 갤러리는 갈 수 없으니 누군가의 블로그에 들어가 보았다. 깨끗하게 잘 꾸며진 모습이다. 나는 이토록 치열하게 살아보았는가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이제 제주도를 생각하면 올레길을 같이 걸어보고 싶다는 엄마의 말과 김영갑의 사진들이 떠오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