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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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모모는 하밀 할아버지에게 사랑없이도 살 수 있냐고 묻는다. 소설은 로자아줌마와 모모라는 아이의 관계를 통해 사랑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한다. 아무리 비참한 환경에서 살아갈지라도 사랑만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이 소설의 결말은 그래서 슬프지만 따뜻하다. 창녀들의 아이들을 키우는 로자 아줌마는 역시 창녀의 아이인 모모와 헤어지기 싫어 모모에게 나이를 속인다. 자신의 출생의 슬픔 때문에 모모는 나이에 비해 조숙하다. 아이의 조숙함, 그러한 자기 앞에 놓인 생을 이끌어가는 아이의 모습은 나를 쓸쓸하게 만들었다. 로자 아줌마, 카츠 할아버지, 하밀 할아버지와 같은 마음 따뜻한 어른들의 믿음 속에서 모모는 자신의 생을 등에 지고 한걸음씩 나아갈 것이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몇 안되는 것들 중 한가지는 그들을 진실로 믿어주는 일 뿐이 아닐까. 모모는 자신을 지켜주었던 로자 아줌마를 떠나 보냈지만 로자 아줌마와 진실된 사랑을 나누었기 때문에 올바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소설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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