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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
김수정 지음 / 달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30분동안 사람을 책처럼 빌릴 수 있다는 <리빙라이브러리>라는 시도가 새롭다. 이 시스템을 통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나 얘기해볼 수 있다니 상상만 해도 설레는 일이다. 그 목록에는 보통 우리가 편견과 선입관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싱글맘, 트랜스젠더, 동성애자, 정신질환자, 우울증환자, 여성소방대원, 채식주의자, 혼혈인, 장학사, 인체기증자 등이다. 굳이 부연설명을 하지않아도 단어만으로도 그들의 이미지가 그려진다. 이런 시스템을 만든 의도는 다인종 국가의 영국에서 편견과 선입관을 줄이고 나아가 관용의 자세를 배운다는 데 있다. 편견이나 선입관을 줄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나를 사람들에게 확대해나가는 일일 것이다. 사실 인생을 살아나간다는 것은 일종의 무수한 편견들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다. 이 세상에 새로태어나 백지장과 같은 존재인 아기를 빼고는 우리는 아주 작은 경험으로부터 시작하여 나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가기 때문이다. 그런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만약 인간이 어떤 경험에 대해 일반화하고 보편화하고 필요없는 정보들을 흘려보내지 못한다면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문제는 그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레 얻는 편견들로 타인을 비평을 넘어서 비난하기 시작한다는데 있다.
독서의 수많은 효용중에 이런 책을 읽으며 늘 느끼는 것은 독서가 우리에게 겸손함을 준다는 것이다. 나와 아닌 다른 사람의 고민에 동감하는 능력, 그 공감대가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나갈때 우리사회는 조금이나마 유연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내가 가장 재밌게 읽은 사람은 장학사와, 마지막에 돈없이 1년을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제도를 시행해보면 어떨까. 재밌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