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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잔의 차
그레그 모텐슨.데이비드 올리비에 렐린 지음, 권영주 옮김 / 이레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요즘 읽고 있는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에 보면 대개의 사람들이 자신의 가족들에 대해서 책임감을 가지며 사랑을 나누고 살아가는데 반해 어떤 사람들은 그 사랑의 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가지고 있어 이를 분출하며 살아가기도 한다는 구절이 나온다. 마더 테레사 수녀나 이 책의 주인공은 그레그 모텐슨 사람이 아마도 그런 사람일 듯하다. 평균 수명 팔십 정도에 이르는 인간이 자신의 생애동안 이 세상을 얼마나 바꾸어놓을 수 있을까.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것 같은 절망 속에서도 모텐슨은 희망을 잃지 않고 히말라야, 파키스탄, 아프카니스탄의 오지에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는 일을 한다. 젊은 날 K2 등정에 실패하지만 우연히 그곳의 아이들이 건물 아닌 바깥에서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인생의 행로를 결정한다. 모텐슨이 그러한 인생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병원과 학교를 세우는 일을 하였던 부모님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내가 만약 그런 광경을 보았더라도 일시적으로 불쌍하다고는 생각할지언정 인생을 바꿀 결심을 못했을 것 같다.
학교를 세우는데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600여통의 편지를 보내는 고생부터 시작하여 오십살에 이르기까지의 온갖 고생은 말로 할 수 없다. 지금은 다행히 CAI라는 재단을 마련해 넉넉한 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재정적인 부분보다 더 큰 장애는 전통사회에 외부인으로서 융화될 수 있는가 라는 과제였다. 그 사회의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했고, 가끔은 이슬람교도 행세까지 하는 진땀 흘리는 광경이 그려지는 듯하다. 가장 맘졸였던 일화는 탈레반에게 억류되었던 며칠 동안의 일이었다. 그때가 9.11사태이전이라 다행히 풀려날 수 있었는데 읽으면서 어찌나 땀이 나던지.. 아내 타라의 걱정이야 말로 해 무엇하리.
9.11사태 이후 탈레반에 대한 미국의 감정이 고조되던 시기, 미국사회에 모든 이슬람교도가 미국의 적은 아니라는 모텐슨의 호소는 감동적이다. 무력대응에 무력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한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모텐슨은 지적한다. 읽고 난 후 가슴이 참 따뜻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