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중위의 여자 Mr. Know 세계문학 11
존 파울즈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의 제목만 보고 프랑스 중위와 그의 여자가 펼치는 로맨스를 기대해서는 실망이 클 것 같다. 이 소설의 형식은 굉장히 독특한데 1969년에 씌여진 소설이다. 작품의 배경은 1860년대로 빅토리아 시대이다. 소설의 중반이후까지 존 파울즈는 빅토리아 시대의 특징들에 대해 보여준다. 역사를 언급하는가 하면 그 시대 사람들의 성향, 취향등을 거듭 언급한다. 뭐 이런 소설이 있나 하면서 읽기 시작했지만 나도 모르게 빅토리아시대가 정말 궁금해질 정도로 그 시기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만 갔다. 역사에 대한 지식도 미천하고 그렇게 큰 관심도 없는 내가 그 시대가 궁금해지도록 만들다니 글을 재밌게 쓰는 작가의 능력은 대단했다.  

 특정 시대의 인간이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가치관을 넘어서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고생물학에 관심이 많은 주인공 찰스는 프랑스 중위의 여자라고 불리우는 사라 우드러프를 만나면서 어니스티나와의 결혼약속을 파기하게 된다. 한마디로 이 소설의 줄거리는 굉장히 단순하다. 사라진 사라를 찾는 후반부 내내 찰스는 삼십대의 중반이 되어서 비로소 자신의 인생을 다시 시작해야함을 깨닫게 된다. 어니스티나와 파혼하는 결정에 대한 면죄부는 그 당시로서는 그로건 박사의 조언대로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에 대한 가혹한 고뇌였다. 겨우 사라를 찾아냈지만 찰스는 사라로부터 다시 한번 큰 상처를 받는다. 사라는 시대를 너무나도 앞서가는 여성이었다. 하지만 여성인 나이지만 찰스의 입장에 동정표를 던지게 된다. 물론 사라는 참으로 매력적인 여성이다. 소설의 말미에서 처럼 그녀는 <자신이 아는 것>대로 행동하며 살아가는 여성이다. 아는 대로 행동한다는 것은 인생의 매순간을 자신의 신비로운 선택으로 채워나간다는 뜻이다. 사라를 만나면서 찰스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리고 어떻게 말하면 바닥으로 내쳐졌다고까지 할 수 있다. (물론 빅토리아 시대라는 배경하에서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그의 진정한 인생은 시작된다. 우리는 시대를 앞서가며 사는 사라 같은 존재가 되기 보다는 흔들리며 자신이 쌓은 성벽이 행여 무너질까 걱정하며 사는 찰스같은 존재일 확률이 높다. 인생은 하나의 얼굴로만 사는 것도 아니며, 절망적인 순간이 있다 해도 그 순간을 견뎌내야 한다. 나는 이런 결론이 너무나 흡족스럽다. 통속적인 소재로 이런 멋진 말을 할 수 있는 저자에게 감탄을 보낸다.  

 인생이란 결코 하나의 상징이 아니며, 수수께끼 놀이에서 한 번 틀렸다고 해서 끝장이 나는 것도 아니고, 인생은 하나의 얼굴로만 사는 것도 아니며, 주사위를 한번 던져서 원하는 눈이 나오지 않았다 해도 체념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그는 이미 깨닫기 시작했다. 도시의 냉혹한 심장으로 끌려 들어간 인생이 아무리 불충분하고 덧없고 절망적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그 인생을 견뎌 내야 한다. 그리고 인생의 강물은 흘러간다. 다시 바다로, 사람들을 떼어놓는 바다로. (p.522)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아는 바 대로 선택한 순간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었고 언젠가 다시 한번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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