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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의 여왕
백영옥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거식증과 폭식증을 오가는 사례를 TV에서 본 적이 있다. 그건 먹는 것을 자신의 이성으로 조절하지 못하는 의지의 문제가 아닌 일종의 병이었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실연의 슬픔을 잊고자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연두가 다이어트로 몸무게 감량에 성공하고 이어 온 거식증으로 요리사로서의 직업이 위태해지기까지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시작은 장난스러웠으나 연두의 삶을 뒤흔들정도로 다이어트의 위력은 실로 위대했다. 고작 몸무게라는 수치가 우리의 의식을 어떤 식으로든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외모의 중요성에 얼마나 큰 가치를 두고 있는지 말해준다. 도달해야할 목표는 모두 다르다. 마른 사람 역시 그들 나름의 기준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실정이니 말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한번도 독하게 다이어트를 해본적은 없으나 몸무게를 자주 재고 있으며 일정수치를 벗어나지 않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건강하기 위해서? 라고 질문해보지만 망설일것도 없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건 그냥 내가 세워놓은 기준이다. 그리고 나의 의식을 잠식하고 있는 그 기준이란 것은 현재 우리사회가 만들어가는 가치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그저 심심풀이로 읽으려 했으나 끝은 무서웠다. 다이어트프로그램에 참가한 구성원들은 연두의 성공을 끝까지 시기한다. 몸무게의 많고 적음은 상대적인 문제다. 이 상대성이 서로를 경쟁자로 내몬 소설에서의 상황이 무섭다.
작년에 백영옥의 책들을 읽었는데 이 소설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