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 - 출간 50주년 기념판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그 유명한 <사랑의 기술>을 읽었다. 이 책은 1956년에 출판되었다. 성숙한 사랑에 관해 논하고 있는 책들의 대부분이 이 책을 참조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어디선가 보았을 법한 내용들이다. 성숙하자(?), 스스로에게 다짐하지만 이런 류의 책들은 읽을 때만 반짝 용기를 내도록 도와주는 듯 하다. 어찌되었든 계속 해서 읽다보면 스스로의 성장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한다.  

 사랑은 대상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표현은 고미숙의 책에서 처음 보았는데 이미 수십년전에 알려진 개념이었다. 나아가 사랑은 특정한 상대에 대한 태도도 아니며, 감정상태도 아니다. 그것은 한 사람이 세상과 관계를 맺는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다른 책들과는 달리 남녀간의 성애만으로 사랑의 범주를 국한하지 않았다. 형제애, 모성애, 부성애, 신에 대한 사랑 등 사랑의 다양한 개념들을 알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사랑의 범주를 확장시키면 사랑이 특정 대상과의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 이해가 된다. 실패한 사랑을 분석해보면 나의 삶에 대한 태도를 알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모성애에는 두가지 측면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보호와 책임의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이보다 더 중요한, 아이로 하여금 '삶에 대한 사랑'을 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어머니가 '젖'을 줄수는 있으나 '꿀'까지 주는 어머니는 소수이다. 꿀을 주기 위해서는 '좋은 어머니'일뿐 아니라 어머니 스스로가 행복한 사람이어야 한다. 이 부분이 오래도록 마음에 걸린 것은 왜일까. 

 다른 책들에서도 강조하는 바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이를 자기 자신에 대한 신앙이라 표현했는데 이런 사람만이 다른 사람에게도 성실할 수 있으며, 약속할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신앙은 인간 실존의 한 조건이라고 까지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기자신에 대한 믿음은 어떻게 길러질 수 있는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재밌는 방법은 하루에 20분정도 명상을 통해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또 혼자 있는 시간을 잘 견딜 수 있어야 한다. 혼자서 자기 집중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독서나 흡연, 음악감상 등과 같은 일체의 행동도 하지 않아야 한다. 아니면 독서를 하더라도 독서이외의 다른 상념은 물리쳐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행위 이외에 다른 무언가를 떠올리면 안된다. 이렇게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길러지고 믿음이 있는 사람만이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롬이 말하는 바가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간다. 오히려 이 책은 이 책 자체의 내용보다는 프롬의 다른 저작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자유로부터의 도피>부터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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