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처방해드립니다
카를로 프라베티 지음, 김민숙 옮김, 박혜림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에 나오는 서점 약국이 있다면 어떤 책을 식후 30분후 10쪽씩 읽으세요.라는 말을 듣고 싶다. 자의적인 독서의 경우, 어디까지나 독서대상의 선택은 본인이므로 그 책의 효용이 좋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툴툴댈수는 없는 법. 언젠가부터 고만고만한 책들을 읽어서 인지 나를 뒤흔들어놓는다든가 하는 책은 정말 가뭄의 콩나기다. (원래 그런 책은 가뭄의 콩나기일지도...) 

이 책은 딱 절반정도 앞부분만 좋은 것 같다. 뒷부분의 초음파를 부는 난쟁이가 나오는 부분이후로는 당췌 집중도 안되고, 엽기스런 인물들이 출몰하지만 신선하지도 않다. 책의 인물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정신병을 가진 사람들을 오히려 책을 통해 치유한다는 아이디어는 톡톡 튈 만했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하나의 자아만으로 살기란 얼마나 지겨운가. 지겹기도 하려니와 자아의 일관성을 유지해야한다는 어른으로서의 강박증도 살기를 팍팍하게 만든다. 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그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 무수한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개의 자아를 갖는 것이 허용된다면 나는 조르바처럼 살고 싶다. 자유로운, 거칠 것 없는 그의 정신으로 살아가고 싶다.  

"책을 읽을 때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곳 환자들과 똑같이 행동해요. 특정 등장인물과 우리 자신을 동일시하고 그들의 모험을 재현하지요. 이게 당신이 말한 대로 잠시나마 우리의 일상에서 스스로를 멀어지게 하는 거죠. 하지만 만약 그 책이 좋은 책이라면, 그러니까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생각하게 만들고, 새로운 질문을 하게 만든다면, 나중에 우리가 현실세계로 돌아왔을 때 우리를 좀더 강하고 지혜롭게 만들어줄거예요."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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