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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하는 글쓰기 - 발설하라, 꿈틀대는 내면을, 가감 없이
박미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사실 이 책은 '글쓰기' 보다는 '치유하는'에 더 무게가 있다.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식의 하나로 글쓰기를 선택하는데 그 방법에 관한 조언은 간단하다. 생각하지 말고, 손이 써내려가는 대로 쉬지 않고 쓰라는 것이다. 쓸 것이 생각나지 않으면 생각나지 않는다라는 문장이라도 써야한다.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써내려가면 자신의 상처가 드러나고 그 상처를 직시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 드는 많은 예시글들을 통해 우리는 타인의 상처를 마주하게 된다. 어떤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진행된 예시들이라고 한다. 타인의 상처를 읽는 것 또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좋은 방법이 된다고 한다. 또, 타인의 글에 반응태도는 정말 유익한 조언이었다. 잠깐 옮겨보면...
비판은 정확한 것이든 그렇지 않든 자칫 상대의 생명력과 창조성을 짓밝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상대가 그 비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때는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 칭찬이 우선이다.(p.83) 어설판 비판은 오히려 해가 된다. 상처받은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격려이지 비판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전에 대학교때 글쓰기시간에 상대방의 글에 장점은 말할 필요가 없으며, 잘못된 점만 지적하라는 교수의 말이 떠올랐다. 그 교수는 강의 끝까지 비호감으로 남아있었는데 스무살 아이들의 어설픈 비판이 서로에게 무슨 도움이 되었을지 모를 일이다.
또, 상대의 말에 상처받지 않는 방법도 소개된다. 심리학의 용어로는 투사라고 하는데.. 자기 내면의 어떤 측면의 사실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그 그림자를 뒤집어 씌우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타인으로부터 오늘 안색이 안 좋네, 우울해 보이는데? 왜 나한테 화를 내는 거지? 넌 왜 그렇게 교만하냐? 게을러서 어떻게 성공하겠어? 라는 말을 들었어도 그런 말에 크게 상처받을 필요가 없다. 그런 점을 지적하는 사람은 자신의 어떤 심리를 투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바꿔말해 내가 싫어하는 타인의 어떤 점은 내가 가지고 있는 점일지 모른다. 따라서 그런 싫은 점이 있을 때 그게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내가 오늘 우울해보인다,는 말을 남한테 들었을 때 기분이 나빴던 것도 나의 어떤 면을 투사했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가 내가 이 책에서 얻은 소득이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가식적이지 않게 쓸 것! 그 쓴다는 행위 자체로도 이미 마음의 짐을 어느 정도 내려놓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